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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네트워크 없지만 바깥 사람인 게 장점일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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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훈

2·17 조각(組閣)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빌딩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팀 사무실에 출근했다. 미래부의 경우 신설될 부처라 현재는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이 나와 김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를 돕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사무실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이 모두 철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고 짧은 문답에 응했다. 김 후보자는 “질문을 하나 받기로 했다고 들었다”며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과 미국의 복수국적을 갖고 있는 김 후보자는 영어 단어를 섞어 가면서 기자들의 물음에 답했다.

 - 소감을 말해 달라.

 “참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우리나라에 돌아와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당선인한테 감사드리고, 힘든 일이지만 한 번 열심히 하려 마음먹고 왔다.”

 - 박근혜 당선인하고의 인연은.

 “당선인께서 뜻이 아주 굉장히 강하시고, 그 다음에 나라를 굉장히 성장할 수 있게,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지속가능)할 수 있게 만드시겠다는 그런 의지가 굉장히 저한테 감명 깊었다. 제가 한국에 와서 네트워크도 없고 하지만 바깥 사람이라는 게 장점도 될 수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그래서 제가 거기에 감명받았다. 처음에 만나게 된 건 2007년도인가? 하버드와 스탠퍼드대에서 공동으로 한 ‘프리벤티브 디펜스 프로젝트(Preventive Defense Project·예방안보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제가 참가자의 한 명으로 한국에 와서 대통령에 출마하실 수 있는 모든 분을 만났다. 그때 같이 만나서 저녁 식사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많이는 안 만났지만 5년간 몇 번 만나서 여러 가지 경제·정치·사회, 테크놀로지(technology)에 대해 제가 조언해 드렸다.”

 - 미국 시민권까지 포기하면서 장관직을 수락한 이유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이기 때문에…. 한 번 하려 마음먹었으니까 모든 것을 다 처리하고 해야 할 상황이라 하기로 했다. 감사하다.”

 - 가족들도 시민권을 포기하나.

 “아니다. 저만 한다.”

 - 재산은 얼마나 되나.

 “우리가 약속을, 한 가지만 (질문)하기로 했으니까, 약속을 지켜야 한다. 감사하다.”

 38세 때인 1998년에 미국 포브스지(紙)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호의 반열에 올랐던 김 후보자는 재산 문제를 꺼내자 대화를 중단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도 안 된 상태라 인사청문회 날짜가 잡히지도 않았는데,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자세한 문답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언론의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 부담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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