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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진출 7년 외국계 할인점 성적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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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으로 불리는 외국계 할인점들이 국내에 진출한지 7년이 지났지만 국내 시장에서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덩치로는 까르푸가 롯데 마그넷과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 신설 점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등 부진한 상태고 영국계인 삼성 홈플러스는 성장세가 눈에 띄지만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할인점들이 글로벌화된 기업 이미지만 믿고 국내실정에 맞는 영업형태를 갖추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데다 상품과 서비스도 친근감을 주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주요 외국계 할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까르푸가 1조392억원, 삼성홈플러스가 5천626억원, 월마트가 4천29억원 등으로 선두업체인 신세계 이마트의 2조3천564억원과 비교할 때 크게 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업체들을 가장 위협하는 삼성홈플러스는 매출신장률이 126%나 되고 국내 시장 적응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지만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데다 서울에 이제 첫 점포를 낸 상태여서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이승한 사장은 "오는 2005년에는 할인점 시장 점유율이 29%를 넘어 업계 1위가 될 것이며 이마트와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외국계 업체 중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까르푸의 경우 올해는 점포를 2개밖에 내지 못해 롯데 마그넷에 추월당했고 상품회전율(매출액/재고자산)이나 매출신장률이 국내 업체에 비해 떨어진다.

공룡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월마트 역시 마그넷의 4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9개 점포만 내는데 그쳐 파괴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할인점들은 부지선정 등에 있어 국내 업체들에 비해 불리한데다 외국인 관리자가 관리하면서 의사결정의 속도도 떨어져 예상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수익경영에 실패한 업체들이 생겨나 향후 수년내에 할인점 업계에서도 기업인수.합병(M&A)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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