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불 두 조상의 대립|고민하는 건국백주년|캐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내년은 「캐나다」 탄생 1백주년-. 국민들은 벌써부터 축하행사준비를 서두르느라고 떠들썩하다. 그러나 무엇을 기준으로 1백주년이라고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거구 「캐나다」는 신비스런 점이 많다. 독립국을 자부하면서, 「엘리자베드」 여왕을 모시고 영국의 국가를 부르며 미국의 경제적 지배 하에 있으면서 때론 엉뚱하게도 반미를 부르짖고 중공과 「쿠바」와 통상을 한다. 외관상 「캐나다」는 백인일색의 조용한 나라처럼 보인다. 이 나라의 국어는 영어와 불어.
미국을 용광로라고 한다. 그러나 「캐나다」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일단 시민권을 얻으면 조상이 누구든 간에 미국인이 되어 버린다. 「캐나다」에서는 영국계 국민은 「유니언·잭」을 국기로 사랑하고 「갓·세이브·퀸」(여왕만세)을 국가로 생각한다. 그러나 불어시민들은 자기네 조상이 영국인보다 먼저 「캐나다」에 발을 붙여 「뉴·프랑스」를 선언하고 황금시대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영국국가를 부를 때는 버티고 앉아있는 채 일어나지도 않는다. 특히 영·불계 시민의 마찰은 불계 시민이 90「퍼센트」 이상이나 되는 「퀴벡」주에서 자주 일어난다. 「드골」 대통령의 반 「앵글로·색슨」 정책이 「퀴벡」주 시민들을 음으로 양으로 고무시켜준다.
그래서 「인텔리」를 중심으로 한 급진적인 청년들은 독립을 외친다. 이런 조류는 최근에 일어난 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다. 5월 23일은 「빅토리아 데이」라고 하여 공휴일로 정해져 있다. 즉 영국 전성시대의 「빅토리아」 여왕 탄생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영국 본토에서도 공휴일이 아닌데 「캐나다」에서는 공휴일로 정한 것이다.
현 자유당 정부는 이들 불계 시민들의 무마에 전력하고 있다. 그 정책의 하나로 단풍잎의 국기를 만들었고, 앞으로 「오-캐나다」라는 애국가를 제정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영국계 장년층의 반발도 계산해야하는 고민이 겹쳐 있다. 「캐나다」의 주 정부는 연방으로부터 탈퇴·독립할 권한이 있다. 따라서 일부 영국계 지도자중에는 독립을 주장하는 「퀴벡」의 불란서인에게 독립을 주고 자기들은 미국에 합쳐버리자고 주장, 일부소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상류 지도층과 보수주의자들은 이에 불찬성. 서민층은 부자연스런 인위적인 국경이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토론토」에서 전충림 통신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