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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태촌 아내 "권상우 피바다 진실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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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10개월, 의식 없는 상태로 떠났다

김태촌은 1월 5일 자정,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김태촌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아내는 그의 마지막을 어떻게 정리할까. 김태촌의 아내 이영숙씨는 여성중앙과 인터뷰에서 고인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Q. 지난해 3월부터 김태촌씨의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는데

-3월 3일 아침에 갑자기 폐렴 증세가 왔어요. 한때 숨이 멎어서 호흡기에 의존했죠.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그 후로 줄곧 의식이 없었습니다. 음식도 호스를 통해 코로 넘겨야 했고요. 옆에서 말을 걸면 눈물 같은 것이 맺힐 때도 있었고 ‘여보 나야’ 하고 부르면 눈꺼풀이 떨리는 게 느껴졌는데 의사소통을 하지는 못했어요.

Q. 유산을 남겼나요?

-간증이나 강연하러 다니면서 조금씩 받은 돈이 전부입니다. 생활비는 제가 가끔 노래하고 찬양하면서 벌기도 하고요. 한국은빛소망회 운영은 전부 후원금으로 충당해요. ‘김태촌 집사’가 병원에 있을 때 병실로 배달된 과일 같은 것들을 가져와서 나누기도 했고요,

Q. 김태촌은 ‘참회한다’는 말을 했지만 사람들은 그 ‘진정성’에 의문을 가졌는데

- ‘김태촌 집사’가 간증할 때 가장 많이 얘기한 것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내가 다치게 하고 아프게 했던 사람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 죗값을 갚기 위해 나는 꼭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요. 물론 ‘말로만 사과하면 되는 것이냐’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줄 압니다. 하지만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 간증이라는 것은 엄숙한 것이에요. 가볍게 입을 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믿어주시면 좋겠어요.

Q. 무엇을 가장 힘들어하던가요

- ‘김태촌’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있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야’ 하고 한마디 했다면 금방 ‘김태촌이 욕하고 협박했다’는 소문이 납니다. 자기가 하지 않은 것이 과장되어 나가는 경우도 많고요. 물론 나쁜 짓을 했습니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봉사해도 내 죄가 씻어지진 않겠지만 그 죄의 일부라도 빚을 갚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Q. 배우 권상우씨를 협박했다는 혐의 등 구설도 여전했다

-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습니다. ‘피바다’라는 말로 크게 이슈가 됐지만 결국 2심 재판부에서 무죄를 선고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 보도된 뉴스에만 관심을 갖고 결과에는 관심을 잘 두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저도 억울합니다. 이미 ‘카더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았어요.

Q. 사업가를 협박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 과장됐다고 하더군요. 지인의 환갑잔치에 참석하려고 대구에 갔는데 알고 지내는 후배(채권자)가 투자자와 언성을 높이고 있었대요. 아는 사람이 엮여 있으니까 ‘줄 것은 줘야지 왜 싸우느냐’고 거들었는데 그 부분이 문제가 됐다고 하더군요. 보통 사람이 얘기하는 것과 김태촌이 얘기하는 것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어요.

내가 김태촌의 아내라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두 사람이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 12월.

이영숙씨는 평소 봉사 활동을 함께하던 교회 선배로부터 “청송 교도소에 김태촌이란 사람을 교화해보라”는 제안을 받고, 다른 재소자들에게 하듯 편지를 주고 받았다. 그 후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Q. 옥중 결혼이 화제였습니다.

-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런 끌림이 가능했을까 싶다. 눈물도 많고 한번 인연을 맺으면 잘 못 끊는 성격이에요. 편지를 주고받아 보니 이 사람이 애절한 사연이 많더라고요. ‘교도소 한구석에 앉아서 미래를 생각하면 공포감이 든다.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내용의 편지를 많이 보냈어요. 그런 편지를 읽고 나니 도저히 그 사람을 놓을 수가 없었죠.

Q. 당시 이사장님은 아들이 하나 있었고, 그 역시 초혼은 아니었지요

- 당시 ‘김태촌 집사’는 밤무대 가수와 오래 연애하고 결혼했는데, 1992년 청송 교도소에 그 사람이 수감됐을 때 전 부인이 당시 재산을 가지고 외국으로 가서 현지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했대요. 저는 20대에 사랑에 빠졌다가 아들을 낳아 혼자 기르고 있었고요.

Q. 마지막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요

제가 지금 하는 봉사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남편은 제가 급식 봉사하는 것을 처음에는 반대했어요. 몸도 아픈데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죠. 하지만 제가 세상에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사랑을 나누면, 남편에게도 약간은 좋은 기운이 전해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온라인 중앙일보· 이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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