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소비 진작땐 부동산시장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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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당선자는 20일 "내수 관리를 위한 소비 진작은 가계 부실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중산층과 서민들이 고통을 덜 받도록 가계 대출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연착륙 방안'을 차질없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盧당선자는 또 "(내수 관리는)탄력적인 재정 집행으로 잘 대응해 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전윤철(田允喆)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박승(朴昇)한국은행 총재.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김중수(金仲秀)한국개발연구원장 등 현 정부의 경제 사령탑들과 처음으로 함께 한 '경제동향 점검 간담회'에서다.

현 시점에서 내수를 자극하는 경기 활황책보다 적절한 정부 예산의 집행을 통해 내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나가는 안정적인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盧당선자는 먼저 "지난해 거시경제를 훌륭하게 이끌어온 네 분은 국민 표창감"이라며 기존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임기 중에 잠재성장률을 7% 수준으로 올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공약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 경제정책 속도와 폭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 운용 진단=田부총리는 "올 상반기에는 소비 위축 등 경기 둔화가 계속될 것이나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가 이뤄져 5%대의 안정적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 "앞으로 내수 관리를 위한 소비에 주안점을 두는 것보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투자를 활성화해 나가면서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반면 朴총재는 "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는 금융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내외 경제환경이 악화될 경우 경제 성장이 잠재 능력 이하로 낮아지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정책 금리인 콜금리 목표 수준(4.25%)이 비교적 높아 금리 인하의 여지가 크다"며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부동산 대책 보완=田부총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며 "향후 5년 동안 2백50만가구의 주택을 건설하고 보유 과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盧당선자는 수도권 이전 대책에 많은 관심을 표시하며 "국민 세금으로 투기 이익까지 보상해줘가면서 행정수도 이전 부지를 마련해선 안되니 토지 투기 대책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홍병기.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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