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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식련·실패의 교훈서 가장 가능한 방안을 민족적 예지로 방향 알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우리나라는 그 허리를 한때는 북위 38도선이라고 불리는 철, 지금은 비무장지대란 이름의 폭 4「킬로미터」의 강대로 질식하지 않을만큼 꽉 졸린채, 21년을 지냈다. 몸을 비틀어보아도 발버둥쳐 보아도 이 억센 속박으로부터 해방될 수는 없었다. 북녘사람들은 철속을 녹여서 끓으려했으나 그 결과로 온몸에 화상을 입고 허리띠는 강화되고 감시병이 붙게 되었다. 또 그동안 강대국의 해결안, 「유엔」의 통일안, 관계국 결의 그리고 한두번의 가냘픈 남북협상 등 몇 가지 평화적 통일방법이 주도되긴 했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그런, 우리는 이같이 값비싼 시련, 실패, 세월 속에서 교훈을 몇 가지는 끄집어낼 수 있다. 그 하나는, 무력통일은 국토가 회신이 되어 치명상을 입기 쉽고 상대방의 완전 정복과 관계 강대국에 커다란 굴을 주면서 성공하기가 곤란하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아무리 타당성 있는 묘안일지라도 대한민국과 북괴가 공히 수락하지 않는 통일방안은 실현성이 없다는 것이요, 셋째는 관계강대국의 발모중하고, 무시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각도에서 노제한다면 또 통일 그 자체만을 명제로 설정한다면 통일방안의 내용이라든지 통일 완결후의 통치형태는 관계없이, 「키」 (관건)는 통일방안을 누가 제안하고 누가 수락하는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제안자별로 통일안을 구별해 보면 다음과 같아진다. A안 북진론(대한민국측이 한다고 가상함), B안 한국십그의 동맹국의 제안, C안 한국십유엔, D안 남진론(북괴의 6·25 남침으로 시험중) ", E안 북괴십그의 동맹국의 제안, F안 한국십북괴 ", G안 북괴십유엔 ", H안 관계강대국 " (일예 미·일·선·중공), I안 「유엔」또는 관심있는 제3자의 제안
이러한 9개안을 놓고, 수락할 자의 우선순위를 한국·북괴 그다음 관계 강대국으로 잡으면, A·D의 무력통일론이 맨먼저 소거되고, B·E의 일방운영의 제안이 뒤따르고, 그 다음에 C·G의 남·북한중 한쪽이 반대할 「유엔」제의가 차례로 소거된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에 의한 가장 실현가능성 있는 통일방안은 남·북한의 공동안(F) 그다음은 관계강대국안(H), 그리고 I안이다.
그러나 수락할 자(한국 북괴, 미·선·중공등 강대국)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 경우에는 가장 실현가능성이 있는 방안은 F안과 H안의 절??안이 라는 답이 나올 것이다.
관계당사자의 수락가능성(즉 평화적 방법)을 문제로 삼았기 때문이지, 통일자체의 실현가능성만을 따진다면 무력통일론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어 화제에도 가끔 오르내린다.
그러나 「맥아더」장군의 만주폭격론을 포함해서 무력의 행사가 어떠어떠한 방법으로 통일완수에 연결되는지 우리에게 수용이 가도록 가르쳐준 이론은 없다. 다만 그때 그때의 상황속에서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정세판단속에서 권익과 이해란 동기에서 어떤 결정의 「이니시어티브」를 취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표시하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본질을 파악하고 투시할 수 있어야만 우리자신도 좌우간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가장 핵심의 의문에 맞부닥친다 - 통일은 가능한 것일까? 이다지도 얽히고 설킨 난문제는 고대 비례의 종??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사건을 해결했다는 신 「데우스·에크스·마키나」의 가정이라도 없으면 풀 수가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비관도 우리마음을 스켜가곤 한다. 그러나 나는 ??히 통일은 가능하다고 답하고 싶다. 어떤 형태인지 언제인지는 몰라도 통일은 오고야 말 것이다. 민주관념이 강인한 정치의식이 높은 한 민족을 오래도록 분리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를 옭아맨 강대에 달린 자물쇠의 열쇠는 우리가 가지고 있다. 그 자물쇠가 아무도 암호자물소(Combination Lock)로 은행금고처럼 삼중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열쇠로 열고 관계강대국이 암호를 해석해서라도 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민족적인 경지로써 우리가 가는 길이 통일을 가리키는 방향인가 반대방향인가를 알 수 있다. 통일을 ??제하는 국내·국외작용이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러나 통일이 불가능한 경우는 우리자신의 통일에의 의지가 꺾였을 때 이외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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