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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육자대회에 제출한 「대한교련」의 연구보고서|교육계획에 있어서의 교직단체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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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교육자대회」는 교육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교육정책에 별다른 영향력이 없는 우리교육계가 『교육계획에 있어서의 교직단체의 역할』이란 주제를 연구, 검토할 기회를 갖게 된데 더욱 의의가 깊다. 대한교육연합회는 중앙주제연구회, 각 시·도 연구추진회, 주제연구자문위원회 등을 구성, 방대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여 교육자대회에 제출한다.

<교육계획수립은 「상호이해」서만>
이 보고서는 근대적 의미의 교육계획은 다음과 같은 5개항에 지적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①교육계획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국가의 필요에 직결」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②「종합적이고 장기적」이어야 한다. ③일정한 재정을 어떻게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를 판별해야 한다. ④국가에 의한 어느 정도 어느 종류의 「통제」가 교육계획의 작성 및 그 집행에 가미되어야 한다. ⑤「국가의 발전정도에 적합」해야 한다는 등 5개 사항이다.
이러한 의미의 교육계획 수행을 위해 교련과 그 산하단체는 ①교육계획의 필요를 교육계, 일반사회 그리고 위정당국에 촉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②교육계획의 수립과 수행, 그리고 결실은 교육자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상호이해의 기초구축을 위한 활발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③교육실태를 정확히 파악, 이를 계획 기관에 공급해야 한다. ④한 문제에 관한 2, 3개의 정책이 각각 어떤 영향과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며 ⑤계획이 수립, 결정된 뒤에는 그 계획수행을 위한 각계각층의 활동을 고무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⑥계획수행 뒤에는 효능과 결실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집권 체제가 계획참여를 저해>
이 대회의 주제는 세계 각 국이 제각기 사정을 달리하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국가발전의 일환으로서 교육계획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려는 모든 나라에 대해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직단체는 해방 직후「조선교육연구회」「새 교육협회」「한국교육문화협회」「조선교육자협회」 등 서울의 일부 교육자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조직되었었으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게 된 것은 1947년 11월23일 「대한교육연합회」가 창립된 후였다.
1959년 교원노조가 결성되어 4·19후 절정기에는 2만2천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단체로 비대했었으나 5·16 혁명 후 국가공무원법 66조, 교육공무원법 43조, 사립학교법 58조 등으로 교원의 노조결성이 불법화되어 해체되었다.
교원노조결성의 불법화로 교육자들의 유일한 권익옹호 기관이 된 대한교련은 교육자치제수립, 교원보수개선, 교권옹호, 교육제도개선, 사학진흥문제 등 광범위한 역할을 담당, 그 추진력이 되어야 했으나 교육자치제의 운영실태가 전통적인 중앙집권적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중요한 교육정책은 중앙정부에서 획일적으로 결정하고 통제 감독하고 있는 실정인 데다가(초등·중등교원간의 갈등)등으로 초보적인 계획수행역할조차 담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련조사는 각 지방에 분산되어 있는 우리나라 교직단체의 44%가 교육계획에 참여해 보기조차 못했으며 참여 못한 이유의 54.5%가 참여할 수 있는 조직기구가 교직단체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참여자 입장에서|주체성 확립토록>
교육정책의 수립, 교육행정의 집행 및 평가 등 모든 단계에 있어 교직단체가 참여했던 역사적 사실은 첫째 참여자로서의 교직단체의 주체적 조건이 확립되어 있었는가? 둘째 교직단체의 참여에 대한 문교행정당국의 수용태세는 어떠한가? 세째 교직단체의 참여방법이 적절했는가? 등 중요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개선을 위해 대한교련에는 ①현재의 초·중고등 각 단계의 교원구성비율의 재검토 ②대의원회(4백65명)나 이사회(48명)의 규모축소 ③연구분야기관의 기능강화 ④종합교육계획기구의 상설 ⑤문교당국의 중앙집권적 통제와 관료주의적 행정태도지양 ⑥정책수립에 앞선 교직단체의 참여 ⑦정책적 대안의 제시나 교육정책평가에 있어서의 과학적 접근방법 강구 등 시정방안이 숙제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주제연구보고에 대한 각 국 대표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이지만 각 국 대표들 중 후진국 대표들은 과학교육의 육성과 교원 수 부족의 충당 및 생활안정책 등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으나 선진국대표들은 교육의 평준화보다 지역사회와 교육기관, 그리고 그 사회특수성과 국가적 이익과의 연관성에 더 많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아뭏든 이 주제연구보고서를 토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특수성에 알맞은 교육계획의 수립에 보다 많은 자료가 제시될 것이 기대된다. <이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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