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는 빅리그 시장 … 올해 쇼핑 목록엔 윤석민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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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끝난 뒤 미국의 격주간지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메이저리그에 등록되지 않은 해외 유망주 20명’을 선정했다. 당시 류현진(26·LA 다저스)은 5위에 올랐다. 1위는 다루빗슈 유(27·텍사스)였고 2위는 아롤디스 채프먼(25·신시내티), 3위는 이와쿠마 히사시(31·시애틀)였다. 이들은 모두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랭킹에 오른 선수 중 8명이 지금 빅리그에서 뛰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WBC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의 ‘쇼케이스’다.

 2013년 3회 대회도 예비 빅리거들의 경연장이 될 것이다. 미국 스카우트들은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윤석민(26·KIA)과 다나카 마사히로(25·라쿠텐)의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윤석민은 2013년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윤석민은 2009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유망주 선정 때 18위에 오른 바 있다.

 다나카는 2009년 4위에 올랐다. 당시 일본 에이스였던 다루빗슈는 2011년 11월 5170만 달러(약 545억원)의 역대 최고 포스팅 금액으로 텍사스에 입단했다.

다나카는 3회 대회를 앞두고 소속팀 라쿠텐으로부터 ‘2013년 시즌 종료 뒤 포스팅을 통해 미국 진출을 허락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대만 야구 영웅들은 WBC를 통해 빅리그 재입성을 노린다. 왼손 투수 궈홍치(32)는 메이저리그 218경기에서 13승17패13세이브,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2012년 시애틀과 시카고 컵스에서 연이어 방출당했다. 메이저리그 아시아투수 시즌 최다승(19승, 2006·2007년) 기록 보유자인 왕첸밍(33)도 워싱턴에서 2승(3패)에 그친 뒤 무적 신분이 됐다. 둘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길을 다시 잡기 위해 WBC 출전을 자청했다. 전례도 있다. 2회 대회에 나섰던 이반 로드리게스(푸에르토리코)와 시드니 폰슨(네덜란드)은 WBC 직후 ‘재취업’에 성공했다.

 한국의 예비 FA들에게는 WBC가 일본 진출의 교두보이기도 하다. 오승환(31)과 장원삼(30·이상 삼성), 정근우(31·SK)는 일본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09년 김태균(31·한화)과 이범호(32·KIA)는 WBC 활약으로 지바 롯데와 소프트뱅크에 각각 입단했다. 최정(26·SK)은 한국이 4강 진출에 성공할 경우 ‘대표팀 FA 등록일수 보상규정’에 따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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