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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가르치는 사립 국민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요즘 일부 사립국민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고 들린다. 「유니폼」을 입히고 「스쿨·버스」가 있는 데다 우리나라 글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영어까지 가르쳐야만 특수학교구실을 한다는 사고방식이라면 한심한 일이다.
국민학교 어린이들에게 꼭 영어를 가르쳐야 될 어떤 이유라도 있다면 도시의 특수국민학교어린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아니라 벽촌에 있는 국민학교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특수국민학교를 나온 어린이는 전부가 상급학교에 진학할 것이고 거기에서 정상적으로 영어를 배우게 된다.
그러나 벽촌 어린이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진학을 포기하고 국민학교 졸업으로써 한평생 배움의 길이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들에게 아주 초보적인 영어라도 가르쳐 준다면 거의 전부가 영어로 씌어진 약 이름이나 외래어를 즐겨 쓰는 간판이라도 읽을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여유가 있거든 차라리 보건체조라도 한번 더시키고 달음박질이라도 한번 더 뛰게 하여 마음과 몸이 함께 건강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서울 성동구 신당동 293 김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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