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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현대화의 문제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산중에서 그 구성진 염불을 외면서 「주술의 화원」을 가꾸던 한국불교는 생명의 약동을 모르고 살아왔다. 민중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어버리게 하는 마술적 비약을 줄수 있다. 그러나 너무나도 환몽적 도취 속에 잠겨 현실과 시대, 역사에 대결하는 부정의 길을 망각한 불교는 「현대의 문제」를 한마디 반증할 수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분노의 항변을 하는 이유가 서경수 교수다. 그의 「에세이」집「세속의 길 열반의 길」은 불교현대화의 문제를 여러모로 제시해 주고 있다. 불전의 현대적 감각으로 설명한 것이라든지 현실과 대결하는 역사의식을 지닌 현대의 종교로서의 불교를 보여줌이 그것이다. 『불타의 교설은 시간을 초월하여 언제나 진리이다. 불교가 현대의 문를 반증한다는 말은 불타의 말씀이 현대의 다시 정확히 발음된다는 뜻이다』라는 서 교수의 주장은 놀라운「센스」이다. 특히「한국종교사서설을 위한 에세이」는 그의 예리한 지성으로 파헤친 종교사관으로 앞으로의 본격적인 연구업적을 기대하여 본다. <원음각간·3백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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