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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히트] 연예인들 설설긴다

중앙일보

입력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반면 '말 때문에 패가망신한다'는 얘기도 있다.

말이란 잘하면 득이 되지만,잘못하면 실이 크다는 의미다.

각종 프로를 오가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개그우먼 박경림이 지난달 27일 30억원대의 송사에 휘말렸다.

최근 SBS '두 남자 쇼'에 탤런트 김희선과 함께 출연한 자리에서 "나도 화장품 CF를 했는데 그 회사가 망했다"는 농담 한마디를 던졌다가 해당 업체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이 회사는 민사소송에 그치지 않고,박경림을 형사 고소까지 했다. 그야말로 말 한마디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것이다.

연예계의 소문난 마당발인 박경림의 설화(舌禍) 이후 방송가에 '입 조심' 경보가 내려졌다. 위험 수위를 위태롭게 달려 왔던 일부 방송 진행자에 대해서는 '자질론' 시비까지 일고 있다.

보통 '설화'하면 정치인을 연상하기 쉽지만 말 실수로 파문을 일으킨 연예인 또한 한 둘이 아니다.

특히 연예인의 경우 대중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라도 그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얼마전 한 n세대 스타는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인을 '평민'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

또 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히로뽕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수정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항의에 급히 사과문을 게재해야 했다.

탤런트 박철의 경우 SBS 인터넷 방송에서 욕설을 늘어 놓았다가 프로그램을 1년 이상 떠나 있어야 했다.

이밖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방송 중 말 실수로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집중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대부분 '사과'라는 절차를 통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다.이번 박경림의 경우처럼 거액의 소송 사건으로 번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소송 액수를 두고 "30억원이란 돈은 지나치다"는 여론도 있다. 명예훼손 사건을 다루는 법원의 기존 판례를 볼 때 이중 인정되는 돈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액수나 법적인 판단의 차원을 넘어 '말 조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는 점에서 방송가에 하나의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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