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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핵실험 못 막으면 국제사회 ‘발언권’ 상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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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2일 오후 북한문제 전문가 장롄구이(張璉?)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반드시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시각과 달리 중국보다 미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핵실험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환구시보를 비롯한 중국 주요 언론은 ‘핵실험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미군이 주둔하고 안보를 보호해 주지만, 북한은 한·미·일 3국의 군사압력에 혼자 맞서야 한다. 북한의 안보 불안감은 한국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북한 동정론을 펼쳤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미국이 한국의 나로호는 문제삼지 않으면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는 반대하는 이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북한 외무성 발표를 보도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보나.
“북한의 장기 핵개발 계획으로 볼 때도 핵실험이 필요하다. 국제사회가 반대해도 별 소용 없다. 유엔 안보리 제재안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전 세계가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외교부를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중국과 다른 주요 강대국들 간에 입장 차가 없다.”

-중국이 무엇을 할 수 있나.
“복잡한 문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중국보다 미국의 대북 영향력이 더 크다. 미국의 군사 능력을 북한은 중시한다. 지난해 4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을 때 미군 태평양사령부가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북한은 성명을 내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미국의 태도를 매우 중요하게 본다. 다른 국가들의 태도는 효과가 없다. 중국의 설득도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핵실험의 목적은 뭘까.
“반복 실험으로 핵무기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다. 이번 핵실험 후에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다면 앞으로 국제사회의 설득 노력은 물 건너 가게 될 것이다. 북한은 북핵에 관한 국제사회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할 것이다.”

-결국 이번 핵실험을 막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관건이다. 이번에 막지 못하면 국제사회는 북핵 문제에 대해 ‘발언권’을 잃는다.”

-핵실험 이후에도 중국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현재로선 중국이 어떻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막 출범했고, 오는 3월에야 정식으로 출범한다. (시진핑의 북핵 문제에 대한 태도를) 계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

-‘중국 책임론’을 자꾸 회피하는 것 같다. 미국 전문가는 ‘중국이 반대해서 못한다’고 주장하는데.
“우리 모두 북한 핵실험이 내포하고 있는 위협을 제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인류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거기에 맞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할 때도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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