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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의 사과와 옥수수를 옮겨놨을까"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다. 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롭 라이너 감독, 잭 니콜슨·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에서 나오는 명대사 가운데 한마디다.

버킷 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을 가리킨다.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으로부터 만들어진 말이다. 중세 시대에는 교수형을 집행하거나 자살을 할 때, 올가미를 목에 두른 뒤 뒤집어 놓은 양동이(bucket)에 올라간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목을 맸는데, 이로부터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이라는 말이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사람은 주먹을 쥐고 태어난 것과는 달리 죽을 때 주먹을 편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을 그토록 아등바등 잡으려 주먹을 쥐고 태어났지만, 돌아갈 때는 아무것도 갖고 가지 못한다.

최근 들어 재벌들의 ‘부(富)의 상속’에 대해 말들이 많다. 국내 최고의 재벌인 삼성가(家)를 일으킨 고 이병철 회장도 죽기전 삶의 진지한 문제에 대해 묻고 또 물으면서 ‘버킷 리스트’를 만들고 유언도 남겼겠지만, 자식들간의 재산 다툼은 고와 보이지 않는다.

옛날에 이스라엘에 두 형제가 살고 있었다. 형은 결혼을 해서 아내와 자녀가 있었고 동생은 독신이었다. 두 형제 모두 농부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재산을 분배하여 가졌다. 사과와 옥수수를 분배하여 똑같이 각각의 창고에 보관했다.

동생은 형은 아내와 자식이 있어 형편이 자신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여 밤에 몰래 자신의 몫을 떼어 형의 창고에 옮겨 놓았다.

반면 형은 자신은 아내와 자식이 있어 늙어도 봉양할 사람이 있지만 혼자 지내는 동생은 노후에 아무도 없음을 걱정하여 자신의 몫을 떼어 동생의 창고에 옮겨 놓았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밤새 자신의 몫을 떼어 옮겨논 사과와 옥수수는 동생의 창고도 형의 창고도 줄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와 같은 일은 다음날도, 그 이튿날도 똑같았다. 도대체 누가 나의 창고에 이것들을 옮겨놓았을까?

사흘째 되던 날 밤, 두 형제는 서로의 창고로 옥수와 사과를 짊어지고 가는 도중, 길에서 마주쳤다. 사실을 알게된 두 형제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울며,서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되었다.

사랑은 남을 칭찬하며 기뻐하는 것이다. 사랑은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여 귀히 여기는 것이다. 삶이 움켜진 인생이라면, 죽음은 한번쯤은 남을 위해 사랑을 펼쳐 보이는 것이다. 곧바로 죽음을 앞둔 사람이 아닐지라도 새해 첫달이 가기전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버킷 리스트를 만들고, 그 안에 영화처럼 ‘낯선 사람 도와주기 ’항목을 추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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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 닥터뉴스대표이사 기자 kyh6384@hanmail.net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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