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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균형에 도전장|「잃어버린 영광」을 찾는 길|불 핵실험이 노리는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프랑스」는 3일 상오 영시34분 남태평양 상에 있는「무루로아」산호도 에서 장차의 수소탄개발을 위한 일련의 핵폭발 중 첫 실험을 시작함으로써 다섯 번째가 되는 핵실험을 재개했다. 1960년 2월13일 최초의 원폭실험에 이어 62년 실전용 원폭 제조에 성공한 「프랑스」가 근5년만에 실시하게된 이번 실험은 2개월 동안 3차에 걸쳐 실시된다.
「프랑스」가 발표한 공식「코뮤니케」에 의하면 3일의 실험은 예상대로「플루토늄」핵분열실험장치였으며 위력도 백「킬로 톤」 이하의 것이라고 한다. 9월까지 계속될 이번 실험은 실험 그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지 않고, 단지 세계 제4의 수폭 보유국을 향한 「프랑스」의 그 동안의 노력을 보여주는데 뜻이 있다고 하겠다. 또 구태여 의미를 찾는다면「드골」대통령의 소련방문이 끝나는 것과 함께 「프랑스」군의「나토」철수일자인 7월1일을 기해 계획된 이 실험의 「타이핑」이라고 할 것이다.
아직은 요원하기만 한「드골」의 꿈「구주인의 구주」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려는 「프랑스」의 고독한 안간힘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며 아울러 독자적인 핵 전력을 확보함으로써 미·소 양대국의 세계지배체제에 변화를 꾀하려는「프랑스」의 현실적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수중폭발과 「미라쥐 4A」형「제트」기에서 공중투하도 실험되는 이번 실험에서 특히 9월 초순에 있을 실험은「트리 티움」과 같은 열핵물질(수소탄물질)이 포함된 「보강된」원폭실험이 될 것이며 「드골」대통령이 참관할 예정이다. 이는 68년으로 예정된 수소폭탄실험이 예정을 단축하고 67년에 실시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7월3일 폭발된 첫 실험이외에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실험은 다음과 같다.
▲8월중 다른「상황」 아래서(아마도 수중) 폭발될 같은 위력의 원폭2개.
▲오는 9월 상반기 중「드골」대통령 참관아래 폭발될 열핵물질을 장전한 원폭1개, 이는 수폭의 기폭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것.
한편 이와 같은 실험은 3단계로 크게 나누어지는「프랑스」핵무장계획의 제1단계에서 제2, 3단계로의 과도적 실험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프랑스」국방성의 3단계 핵무장계획은 첫째, 저 폭발력의 소형원폭에서 수폭의 기폭장치를 개발하는 과정, 둘째, 중 폭발력을 가진 원폭에서 1∼2「메가톤」급 수폭「미사일」탄두개발, 셋째「플라리스」형 핵 잠수함대 확보이다.
현재「프랑스」는 일본 광도형의 원폭보다 3∼4배의 위력을 가진 60「킬로 톤」급 원폭 60여 개를 확보, 이의 운반수단으로 초음속「제트」폭격기「미라쥐4A」형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프랑스」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전략「미사일」개발과 수폭 탄두에 있다. 작년 11월 순수한「프랑스」제「디아망」「로키트」로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한 「프랑스」의「미사일」능력은 그때 벌써 인정을 받았던 것. 그후「프랑스」의「랑도」지방에 있는「미사일」실험장 등 중거리유도탄(IRBM)의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한「프랑스」는 70년까지는 사정거리 2천5백에서 3천「킬로」를 갖고 1∼2「메가톤」급 수소폭탄을 가진 지대공「미사일」을 약 25기정도 완성할 듯 하다. 또 70년까지는 7천5백「톤」급원자력잠수함 3쌍을 취항시킬 계획이고 이 잠수함에는 각각 2천5백「킬로」의 「폴라리스」형 수폭「미사일」16기가 장비 되어 실전체제에 들어갈 듯하다.
결국「드골」의 계획이 완성된다면 「프랑스」는 세계정치권에서 「잃어버린 옛 모습」을 상당히 되찾을 수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등하는 국내외 여론과 경제사정을 외면하고, 오직 잃어버린 영광만을 위해 독주하는「드골」의 꿈이 다 이루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더욱이나 「프랑스」의 가공할 수폭「미사일」이 「나토」를 위기에 빠뜨리고 구주 공동시장을 난항으로 이끈「골리즘」의 시녀로 타락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중공의 수소폭탄 보다는 「프랑스」의 그것이 훨씬 안전할 것이라는 사실이다.<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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