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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녹음 300편도|고대 「민족문화연」서 한국무속입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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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고려대 부설 민족문화연구소는 한국민족문화조사계획의 일환으로 민간신앙습속을 조사하고 그 수집된 자료를 공개키 위해 21∼26일 중앙공보관에서 한국무속입체전을 연다. 3백편의 무가를 녹음하여 들려주는 이 전시회는 무신도 30점, 무구 35점, 무복 28점 및 사진자료 1백장이 아울러 전시되는데, 미신으로 돌려 외면돼온 이같은 것이 연구자료로 수집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당과 그 굿에 관한 이들 자료는 이 여구소가 1961년 이래 전국에 걸쳐 수집한 것으로 이번 전시회는 무속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롭게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무속은 미신타파의 구호에 밀려 표면적으로 사회의 햇볕을 못받는 터이지만 그것이 긴 역사동안 서민사회에 깊이 뿌리박고 있고, 또 원시종교의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바탕내지 원시생활의 모습을 찾아보는 귀중한 재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민족문화연구소는 한국문화 조사의 제1차 계획으로 무속을 택한 것이라고 하면서, 연구소장 조지훈 교수는 우리나라 민간신앙연구의 중요성을 다음 두가지로 들어 설명한다.
첫째 대내적으로 고유문화의 바탕을 검토한다. 즉 원시종교는 시·가·무 종합체로된 원시생활문화의 전부일 뿐더러 불교·도교·유교 등 외래문화를 변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둘째는 「샤머니즘」 문화권에 있어서의 한국의 위치다. 즉 동북 「아시아」 문화권중 한국은 문명의 단계에 올라있으면서 가장 많은 자료를 간직하고 있는 까닭에 대외적으로도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한 무신도 가운데 「산신님(여산신)」은 새로운 자료로서 지목되고 있다. 무당집 신방에 걸려있던 이 그림은 대개의 산신이 남성으로 돼 있음에 비추어 극히 드문 것이다. 진오귀(위령제)의 주신인 「바리공주」 및 특정지역에서 모시는 임경업 장군의 신상도 보인다.
신의 옷이라고 간수돼온 부군당신복은 강화도에서 입수한 것이고 많은 일화를 지니고 있는 쇠말(철마)은 서산 국수당 것이라고.
입체전의 핵심을 이루는 무가 3백편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50개지역에서 채집한 것으로 앞으로 무가집으로 출판할 것이라고 하는 전시기간중 다음과 같이 공청 해설한다. (해설은 김태곤씨)
▲21일=경기 지방 ▲22일=평안·황해도지방 ▲23일=충청도지방 및 각지방 독경▲24일=전라도지방 ▲25일=경상도지방 ▲26일=제주·함경도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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