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제안테나〉「대형은」또 하나|의의…외은지점견제 시은의 위축 피해야|금융체제 대폭개편 될 듯|자본백억의 「환금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0월초로 설립을 예정하고 있는 「환금은행」은 당초의 설립방침을 일부변경- 한국은행 전액출자에 의한 1백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순수한 상업은행으로서 출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한·일국교정상화를 계기로 한 외국은행의 진입대비, 외국업무의 전문화, 중앙은행으로부터의 외환업무 분리독립, 수출 진흥의 효율적인 지원 등 다목적을 지닌 이 외환은행의 신설은 우선 자본금 1백억원의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은행이 하나 더 생긴다는 점과 갑종 외환업무를 전담하는 새로운 상업은행이 발족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 한은출자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통령령에 의해 현물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외화자산 및 부채가 대부분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현 금융체제의 대폭적인 개편을 수반할 것 같다.
환금은행이 취급할 업무는 외국환 및 신용장업무, 대외자본거래의 총괄을 위주로하여 국내업무를 일반시중은행과 같은 형태로 운영하게 되며 국내상사의 대외신용보증과 무역금융을 동시에 취급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체제로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운영체제를 국책은행과는 달리 상업「베이스」에 둠으로써 경쟁력의 배양을 시도하고 있으며 정부의 강력한 재정지원을 후견인으로 하고 있어 현존의 상업은행에 비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시은과의 업무경합관계에서 일방적인 독주와 시은업무의 상대적인 위축을 초래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어 현 시은외환업무를 갑종으로 승격, 「환은」의 외환업무독점 형태를 개방형태로 바꿀 것을 아울러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환금은행법안에서의 특수규정을 제하고는 한은법과 은행법을 준용케 됨에 따라 일반국내 업무에 있어 자본금 10억 규모의 시은은 1백억 규모의 외환은행에 짓눌려 큰 타격을 받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금융가에 가장 두려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셈이다.
환금은행의 경영진 구성은 은행장·전무·감사 각1명과 이사5명 이내로 대체로 기존은행들과 같은 형태-.
임기는 행장·이사가 4년, 감사가 2년으로 시은 중역진임기의 배. 상업은행체제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중역진을 모두 재무부 장관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고, 한은의 출자도 사실상 정부출자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관료적인 국책은행의 형태는 벗어날 수 가 없을 것이다.
또한 감독권 역시 재무장관이 관장키로 되어 있는데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금통운위 및 중앙은행 총재에게 위임하도록 하여 금통운위가 감독권을 쥐어야한다』는 금융계 의견과는 소원한 감이 없지 않다.
앞으로의 문제는 시은의 지나친 위축을 피하면서 세계적인 자본실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외국은행지점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느냐가 설립의 목적 및 의의를 가름하게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