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동네 고급주택 이사한 최나연, 신발장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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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이 지난 4일 미국 올랜도의 새집에 입주했다. 1고급스러운 입구 2심플한 장식의 침실 3거실 소파에 앉아서 집을 소개하는 최나연의 모습.

고급주택단지 입구에서 경비원이 출입자의 신원을 철저히 조사했다. 집 뒤편으로 파란 호수가 있어 시원한 느낌이 나는데 수영장까지 있어 더 상쾌해 보였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2위 최나연(26·SK텔레콤)이 집들이를 했다. 이 집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 윈드미어의 킨스 포인트 단지에 있다. 미국 최고의 럭셔리 주택지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일워스 바로 옆이다.

 아일워스에는 유명 스포츠 스타가 많이 산다. 타이거 우즈도 2010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2009년 섹스 스캔들 당시 자동차로 소화전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곳도 여기다. 그 집은 현재 장타자 버바 왓슨이 사서 공사를 하고 있다. 최나연은 “버바 왓슨 집 공사 때문에 먼지가 좀 난다”고 말했다

 최나연이 이곳으로 온 이유는 아일워스 단지의 골프장 때문이다. 플로리다에서 가장 길고 어렵지만 우거진 숲 때문에 겨울에도 춥지 않다. 시설이 좋고 보안도 완벽해 많은 골퍼가 여기에서 훈련을 한다. 대런 클락, 폴라 크리머, 마크 오메라 등이 이곳에 집을 갖고 있다.

 최나연은 지난해 11월 CME 타이틀 홀더 우승 직후 이 집을 샀다. 그는 “1년에 올랜도에 있는 기간은 10주 정도지만 짧은 기간에 효율적인 연습을 하기 위해 아일워스 골프장 바로 옆에 집을 사겠다”고 했고 지난 4일 입주했다. 고급주택에 살지만 초심은 그대로다. 신발장에 구두는 하나도 없고 운동화뿐이었다. 옷도 다 운동복이다.

 화장대에는 스물여섯 숙녀에게는 다소 검소해 보이는 화장품들이 있었다. 거울에는 메모지들이 붙어 있다. 그중 하나는 ‘I always try to remember my roots, where I came from(항상 내가 어디서 왔는지, 나의 근본은 무엇인지 기억하려 한다)’이다. integrity(진실함), dignity(품위)라는 말도 적혀 있다. 자신의 신념을 다지는 글이다.

 그는 매일 아침 8시30분 골프장으로 가서 오후 6시30분쯤 돌아온다. 정상급 선수로서는 훈련량이 많은 편이다.

그는 “이 정도 했으면 됐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했다. 20대 중반이 되면서 경쟁자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방법을 믿고 갈 수 있게 된 게 큰 수확이라고 최나연은 여긴다.

그는 또 “세계랭킹 1위 청야니와 포인트 차이가 얼마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나의 목표는 청야니가 아니다. 내 길을 갈 뿐”이라고 했다. 그는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유연성이 떨어지는 걸 느낀다. 아무리 스트레칭을 많이 해도 고등학교 때만큼 유연하지 않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살기로 했다”며 웃었다.

 그는 “골프가 정식종목이 되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 산 집이 그 목표를 향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최나연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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