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 웅진코웨이 박용선 대표

중앙일보

입력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5천3백억원, 순이익은 1백35% 성장한 2백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정수기 판매.대여 업체 ㈜웅진코웨이개발의 박용선(44.사진)) 대표. 그는 불경기 속에서의 성장 비결에 대해 "판매만 하던 정수기를 '대여'한다는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주부사원 '웅진 코디(코웨이 레이디)'들이 사명감을 갖고 뛴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 웅진그룹 감사에서 코웨이개발 대표가 됐다.

"대당 1백만~1백50만원 하던 정수기 판매가 바닥을 기었습니다. 그래서 궁리해 낸 것이 월 3만~4만원을 내면 되는 정수기 대여 사업이었습니다. 이익이 큰 정수기 판매 시장을 줄여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반대도 있었지만 값 싼 대여로 소비자를 늘려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98년 4월, 국내 최초로 정수기 대여 제도를 실시하며 정수기 점검을 맡은 '웅진 코디'제도도 만들었다.

"주부 사원은 전에도 있었지만 고객들이 그냥 '웅진 아줌마'라 불렀습니다.'물'이라는 특성상 고객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주어야겠기에 웅진 코디라는 이름을 붙여 수시로 교육을 하고 유니폼도 갖췄습니다. 그게 코디들에게 고객을 위한다는 사명감까지 불어넣더군요."

이 결과 대여 고객이 98년말 4만명에서 지난해 말 35만명, 그리고 올 10월말에는 83만6천명으로 늘었다. 이젠 정수기 대수로 볼 때 대여가 80%, 판매가 20%일 정도로 대여 비중이 높아졌다. 당연히 매출도 늘었다.

"웅진 코디를 통한 서비스가 소비자 사이에 입 소문으로 퍼져 회원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내년 초면 대여 고객이 1백만 명을 넘어설 겁니다."

박대표 자신도 집에서 정수기를 대여해 쓰는지 물었다."물론이죠. 등산 갈 때도 약수터 물을 안 마시고 집에서 정수기 물을 갖고 가 먹습니다. 물은 깐깐하게 마셔야 해요."

권혁주 기자woong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