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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더운 여름의 예고탄 흑인지도자「메레디즈」의 총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부형의 쾌남아는 등뒤에서 총을 쏘지 않는다. 아류 인대로 미국식 기사도다. 그러나 미국남부의 고래고기처럼 질긴 백인들은 서부활극은 그것대로 즐기면서 「등뒤에서 총을 쏘는 명수」 다. .
미국의 흑인지도자 「제임즈·메레디즈」 는 「오브리·노르벨」이라는 흰피부의 사나이가 쏜 비겁한 흉탄 세 발로 「미시시피」 의 「아스팔트」 에 젊은피를 뿌렸다.
「메레디즈」 는 62년9월 백인 극렬분자들의 총부리를 밀치고 「미시시피」 대학에 입학하여 이 대학의 「피부색의 장벽」 을 무너뜨린 민권운동의 영웅이다.
1863년 「링컨」의 노예 해방선언이 있었고 그로부터 백년만인 64년7윌 엔 민권법, 다시 65년 8윌엔 흑인투표권이 발효했다. 법률상으로는 미국의 흑인들은 모든 차별대우서 「해방」 됐다.
그러나 「메레디즈」 의 검은 피부를 뚫은「백색흉탄」 은 법률상의 보장만으로 미국의 흑인들이 「완전한 자유와 평화을 쟁취한게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65년3월 「앨라배마」 주 「셸마] 의 「피의 일요일」이 그랬고, 같은해 8월 「와츠」의 흑인폭동이 그러했다.
「존슨」대통령은「텍사스」의 「억센 팔뚝」 으로 민권법안에 서명했지만 백인 실업율5·6%에 대한 흑인 12%의 격차는 그대로 남아 있다.「노르벨」의 복병 1탄으로 사회적인 차별대우에서 오는 「불만의 화약고」 에 불이 붙었다면 「메레디즈」 가 「아스팔트」에 뿌린 피는 미국에 또 하나의 「길고 더운 여름을 예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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