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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해진 물자도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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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2월24일 철권「응크루머」 대통령을 몰아낸 「가나」국민들은 이제 밝은 내일의 희망에 부풀고 있다. 지난날 어지러웠던 독재의 잔재는 차차 사라지고있고, 두터운 장막 속에 감추어졌던 「응크루머」의 많은 부정사실은 속속 폭로되었다.「가나」경찰이 국제경찰을 통해 60여 개국에 체포를 의뢰했던 「응크루머」의 행운도 이제는 속절없이 시든 듯.
한때 「아프리카」의 인물을 자처, 세계에 거센 검은 바람을 일으켰던 「응크루머」는 실각 후에도 기세가 당당했던 것이 특색.「기니」로 망명한 뒤「세쿠·투민 대통령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고 호시탐탐 재기의 기회를 노리던 「기니」의 겸임 대통령- 그는 지금 불어공부와 위전을 배우는 한 평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제쿠·투인」대통령이 국가 원수직을 그에게 양도했다는 보도를 뒤집는 여러 가지 징조가 보이고있다. 그 뚜렷한 증거는 최근 모든 「기니」 외교문서는「세쿠·투레」대통령의 서명만으로 되어 있다는 것.
한편 그의 독재에 시달렸던 「가나」를 재생시키기 위한 「앙크라」중장이 영도하는 신 정부의 노력도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새 정부는 경치활동을 허용하지 않은 탓으로 별다른 정치적 움직임은 볼 수 없지만 국민에 대한 자유사상과 민주주의의식을 고취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호응하여 그 동안 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개객들도 강연회 등을 통해 이곳국민들의 피부색보다 더 까만 정치의식을 계몽하는데 힘을 모으고있다. 그러나 신정부가 이 나라에 가져 온 가장 큰 선물은 풍성한 물자도입이다.
특히 식량을 흡족히 들여옴으로써 시중의 물가를 안정선으로 끌어내린 것은 가난한 이곳 서민들의 호감을 사고있다. 또 하나 업적은 「응크루머」독주에 반발, 항상 부화가 그칠 사이 없던 인접국가와의 선린 관계를 회복, 「토고」 「아이버리코스트」와는 완전히 국경이 개방되었다. 현재까지 신 정부는 정책상 비동맹을 고수하고 있으나 공산국가와는 통상을 거의 중단시키고있으며 더욱이 최근 동독에 있는 「가나」유학생들의 출국금지령을 계기로 공산권과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
작년까지도 요란스럽던「메이·데인」행사는 금년 들어 평일과 다름없이 쓸쓸하게 지낸 것은 급작스런 신 정부의 반공외교 정책을 잘 설명해 준 것. 또한 「가나」방송국에서는 「미국의 소리」 방송을 중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정부가 의욕을 갖고 계획한 새로운 행정체제가 7월 초순께는 실시된다하며 신국가 경제시책도 곧 발표된다고 한다. 외국의 원조전망도 극히 낙관적이다. 미국, 영국과 서독 등 서방국가에서 이미 많은 긴급 구호원조를 보내온바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지원약속을 받고있다.

<손용왕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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