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당선자의 '부산팀'서울로 입성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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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부산팀'이 속속 서울로 입성(入城)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문재인(文在寅.50)변호사.이호철(李鎬喆.44)씨를 중심으로 한 부산팀은 서울팀과 함께 盧당선자의 양대 인맥 중 하나다.

서울팀의 핵심이 386 참모들인 이광재(李光宰)기획팀장.안희정(安熙正)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등이라면 文변호사와 李씨는 부산팀의 핵심이다.

두 사람은 지난 13일 상경해 盧당선자와 3시간 동안 저녁을 같이 했다. 술을 잘 못하는 盧당선자도 이날만큼은 이들과 술잔을 부딪쳤다고 한다.

文변호사는 경희대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 수배 중 고시에 합격했다. 시위 경력 때문에 판.검사에는 임용되지 못하고, 1982년부터 부산에서 盧당선자와 함께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했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李씨는 盧당선자가 정치에 입문하는 계기가 된 부림(釜林)사건의 주인공. 선거 때마다 盧당선자 곁에서 돕다가 선거가 끝나면 盧당선자가 도와달라고 해도 훌쩍 현업에 복귀하곤 했다.

두 사람은 조만간 노무현 정부의 심장부로 진입할 듯하다. 盧당선자 최측근 중 안희정 부소장이 당에 잔류키로 함에 따라 두 사람이 盧당선자 주변을 지킬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文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 역할이 거론된다. 민정수석은 盧당선자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고, 대통령의 친인척 등을 관리한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가능한 자리다.

李씨는 文변호사와 한 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본인의 결심이 남은 것 같다. 李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잘 모르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시 내 일터로 돌아간다는 데 고민이 없었으나 근래 들어 도와달라는 요청이 많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들 부산팀의 서울 입성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 인선에서도 허성관(許成寬)동아대 교수가 인수위원으로, 정윤재(鄭允宰)민주당 부산 사상 지구당위원장.이정호(李貞浩)부경대 교수 등이 전문위원으로 발탁된 바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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