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영국 구나 선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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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원전부터 인류는 질병 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나병의 피해를 입어 왔다. 사학자들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13세기 초부터 나병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나병환자 수는 10만 명을 헤아리고 있으며 이중 정부에 등록된 환자 수만도 3만 명이 넘는다. 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은 모두 20개, 영국구나선교회(Leprosy Mission)가 대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구나병원도 이중의 하나이다.
인도「파키스탄」·「탄가니카」·「네팔」등「아시아」·「아프리카」제국에서 나병근절 사업을 하고 있는 이 영국선교회는 1910년 부산에 나환자 수용소를 설립함으로써 한국에서의 구나사업을 시작했다. 2차대전과 6·25동란으로 이들의 사업은 일단 중지되었다가 1956년 의료반의 파한으로 선교회의 활동은 재개되었다.
파한 초기에 이 의료 반은 대구에 있는 연합장로회 건물에 셋방을 얻어 환자치료를 해 오다가 1962년부터 비로소 경북대학교 의과대학병원 구내에 최신식 시설을 갖춘 3층 병원 건물을 짓고 본격적으로 나병치료를 하게 되었다. 그후 만4년이 지난 금년 5월초 현재 등록 환자 수는 2천5백명이며 그중 1백여명 완치라는 치료실적을 갖게 되었다.
대구시 근교에 있는 약 2백명의 환자들은 매주화요일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진찰과 치료를 받고 대구시를 중심으로 50「마일」이내에 있는 5개 군에 산재해 있는 환자들은 이동의료반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동 의료반은 순방치료 중 정형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발견하면 대구병원으로 데리고와서 입원시키고 매주수요일 손발·얼굴 등 선체의 일그러진 부분을 정형수술 한다.
병원장 「제럴드· 윌슨」박사에 의하면 나병치료운동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조기치료 권장과, 나병은 신이 인간에게 벌로 준 병이어서 한번 걸리면 낫지 않는다는 미신적인 생각을 타파하는 것이라고 한다. 병이 초기단계에 있을 때 의사와 상의하면 단시일 안에 고칠 수 있는 것을 많은 환자들은 자기 병을 오랫동안 숨겨 오다가 아픈 증세가 악화되어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아오거나 아니면 제멋대로 극약인 DDS(나병치료제)를 , 복용해서 역효과를 일으키고 생명까지도 잃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병을 감추고 혼자서 치료해 보려고 애쓰는 풍조는 나환자나 나병을 앓고 난 사람들에 대한 극심한 사회적 편견 때문이라고 「윌슨」박사는 지적하고 있다.
「윌슨」 박사는 『나병은 전염병이지 유전병은 아니며 또 나병은 결핵보다도 더 쉽게 고칠 수 있다』는 과학적 지식을 환자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 보급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이 과학지식의 보급에는 보도기관을 비롯한 「매스콤」이 앞장서야 할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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