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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히딩크號 탑승권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베스트 11의 윤곽은 90% 정도 확정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1개월 전부터 했던 말이다.

그렇다면 아직 안개 속에 있는 10%는 어느 포지션일까. 세네갈·크로아티아와의 두차례 평가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인 스리백은 당분간 최진철-송종국-심재원이 붙박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공격수도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 나선 설기현-최용수(또는 황선홍)라인이 확정적이다. 왼쪽 날개에는 최태욱이 자리를 잡았다.

반면 미드필드의 경우는 아직까지도 코칭스태프가 경기 때마다 스타팅 멤버를 짜는데 고민하고 있다.'허리 싸움'이 치열한 덕분이다.

베스트 11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선수는 최성용과 박지성이다. 두 선수는 히딩크가 요구하는 90분 내내 뛰고도 남는 체력을 갖췄다는 데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어 신뢰를 받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부상 중임에도 불구하고 히딩크가 대표팀에 소집했을 정도다.

미드필더로의 복귀가 유력한 유상철 역시 감독의 큰 기대를 받고 있어 주전이 확실시된다. 히딩크는 "유상철은 중앙수비수로 가장 적임자로 생각하고 있지만 미드필더의 역할도 잘 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히딩크호에서 그동안 꾸준히 공·수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김남일은 탈락이 유력해 보였으나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영표도 크로아티아전에서 그간 부진을 씻어 낙마 직전 다시 신임을 얻은 것 같다. 두차례의 평가전에서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이을용도 수비와 공격에서 두 몫을 하며 유력한 주전 후보로 떠올랐다. 코칭 스태프는 "상대의 측면 공격을 차단하고 재빨리 역습으로 이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칭찬했다.

김태영은 오른쪽 윙백으로 위치를 바꿔 합격점을 받았고, 현영민도 어린 선수답지 않게 침착한 플레이를 보여 월드컵 본선에서도 뛸 만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안정환과 이천수도 최종 공격수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활용도가 더 크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어서 미드필더로 자주 나서게 될 것 같다. 4~5개의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8명 이상이 경합하는 '미드필더 춘추전국시대'인 것이다.

대표팀 김광명 기술위원은 "미드필더 후보들이 나름대로 특징을 갖고 있어 유럽.남미 등 상대팀 컬러에 따라 기용하면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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