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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분 가격 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시멘트」를 필두로하는 밀가루와 설탕등이 가격 등귀를 에워싸고 세론이 비등되고 있다. 논의의 촛점은 대개가 이러한 품목들이 과점상품이라는 것과 유통경로상의 구조적인 불합리성에 집중되고 있는 것같다. 이와 더불어 한국적인 정치풍토에 그 그원인을 찾으려는 정치경제학적 관점의 원용도 있는듯 하지만 그것은 경제현상의 인과계열을 명확하게 할수는 없다는 점에서 우선은 논의에서 소외 되어야 온당할 것같다.
이미 논의의 조상에 오르고 있는 3개품목만이 아니라 전력 유류 수송수단등에 관한 수급추계가 현실적인 동태에 맞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 책임은 물자수급의 계획과 그 조정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에 돌려져야 할것이다. 「시멘트」의 시설능력을 1백90만「톤」으로 잡으면「시멘트」수요 자연증가율 18%를 감안한 내수 1백75만「톤」에다 군납 및 수출수요 15만「톤」을 합치면 수급이 균형된다는 설도 있고, 공급능력 부족이 30만「톤」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재고의 누증을 들어 지난3?4월이 비수요기라는 이유로 1억5천만원의 재고융자를 받았었다는 사실이나 또는 공장수리를 빙자한 조단이 있었던 일에 상도한다면 공급능력의 부족설을 그대로 믿을 근거는 박약한 것같다.
이에 반하여 설탕은 4대「메이커」의 시설능력이 16만「톤」내지 20만「톤」으로 추계되고 있음에 대하여 65년중의 생산량은 4만5천2백69「톤」이며 이중 3만7천1백53「톤」이 내수였고 나머지 8천1백16「톤」은 수출 이었으나 유일한 수출대상 지역이었던 유구시장의 대일 전환으로 절대적인 수요부족 현상을 피치 못하게 되어있다. 한편 밀가루의 경우 전국32개 제분공장의 시설능력은 총5만2천8백「배럴」인데 월간수요량은 90만 부대 내지 1백만 부대이므로 시설과잉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급의 실정이 위와 같다면 가격의 계절적인 기복이 심하다는 것은 수급균형의 교란에 기인된 것이라기 보다는 유통경로상의 중간도매상이나 산매상의 조작에 연유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생산성 본부가 산출한「시멘트」부대 당 생산원가는 1백84원,「메이커」가 대리점에 넘기는 값이 2백3원, 대리점이 도매상에 내는 값은 2백23원, 산매가격은 일종의 암시세로 3백40원 선에 이르고 있다. 밀가루 값은 부대당(22킬로들이) 산매값이 최고 8백50원선까지 오름으로써 정부고시 가격 7백88원보다 60여원이 비싼 값이었으나 정부 보유분을 부대당 7백70원에 무제한 방출함에 따라 차츰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설탕의 경우는 6백「그램」당 56원 내지 58원인데 시중 도매값은 62원이며 산매값은 이보다 6원이 더한 68원이므로 공장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유통과정에서 판매업자들이 보는 이익은 6백「그램」당 10원꼴이 된다.
이와같은 유통과정사의 가격조작은 위로는 정책조정상의 비탄력성과 뒤로는 과점업체의 중간상인들의 책봉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그러므로「캐패시티」에대한 정밀한 파악과 아울러 조업상황과 생산질량에 관한 정책상의「체크」가 항시 있어야 하겠다는 것은 물론, 시장조직의 개편이 조급하게 서둘러져야 하겠다. 직매조직 운운하지만 그것은 생산과 유통에 걸치는 지배집중만을 조장시킬 우려가 없지 않으므로 원가공개에서 판매이익의 적정선 책정에이르는 공정거래의 기틀이 마련되어야 할것이다. 그 기틀의 마련을 어떠한 방법에 의존할 것이냐 하는 것도 정책의 기축에 관련되는 근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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