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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돕는 세계의 따뜻한 손길⑧|부산부애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부모가 없어서 고아가 된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나병환자이기에 격리되어 고아가 된 미감아들이 있다. 나병환자인 부모도 자기가 낳은 애들에 대한 애정은 다른 사람 못지 않게 가지고 있다.
애들이 격리될때 그들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적어도 애들만은 자기들 같이 버림을 받지않고 보통 다른 사람처럼 살게 하기 위하여 눈물을 머금고 이별하여야했다.
이 나병환자들의 애들인 미감아들을 보호하고 키우는 자선기관의 하나가 부산에 있는 박애원이다.
수영비행장에서 동북쪽으로 얼마 안떨어진 산허리에 자리를 잡고있는 박애원에는 백48명의 미감아들이 평화스럽게 살고있다.
이들 가운데 대학에 한명, 중·고등학교에 29명, 국민학교에 백2명이 다니고 있어 일종의 학교기숙사같은 느낌도 드는 곳이다.
이 큰 식구를 거느리고 있는 박애원은 9년전인 1957년5월에 원장인 임온전여사가 20명의 원아를 가지고 창설하였다.
지금의 부산시동래구우동으로 옮기기전 박애원은 두차례의 태풍으로 집이 쓰러지는 등 그동안 많은 고난을 겪었다는 것이다. 원아 가운데 7명이 금성사에, 1명이 ABC화장품회사에 취직하고 있으나 여사는 아이들의 사회진출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직업보도소를 설치, 기술울 가르치기로 하였다.
이 계획은 세계 40개국의 백40개 기관을 돕고있는 서독구나협회의 책임자이며 「가톨릭」신자인 「에르윈· 스틴돌」씨에 의하여 햇빛을 보게되었다.
임원장은 「스틴돌」씨가 보내준 10만 「마르크」로 동래구 광안동의 구중학교사의 내부수리를 끝내고 개교를 서두르고 있다.
원아수는 늘어가 재정난이 극심하였지만 미감아들이 아주 저버림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60년부터 「도슨」씨가 책임자인 영련방아동구호재단양친회가 63명의 아동에게 매달 1인당 3「달러」정도를 보조해 주곤 있으며 풍거를 만들어 맑고 단물을 먹게 해주었다.
그러나 먹이고 공부시키는 것만으로 미감아들에게 할일을 다 한것이 아니라는 것이 임여사의 신념이었다.
서독구나협회는 앞으로도 직업보도소의 내용을 충실히 하기 위하여 원조를 계속할것을 약속하였다.
작년에 우리나라를 다녀간 「스틴돌」씨는 2차대전으로 다리하나를 잃었는데 그는 나병이 더욱 고치기 힘들기 때문에 동정이 더가서 나병환자들을 위한 복지사업에 발벗고 나선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서독의 신문「저머니·데일리」지의 부사장이기도한 그는 논설을 통하여 또는 서독대통령을 만나 나명환자를 돕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도움의 보람이 있어 박애원의 미감아들은 건강하고 마음에 구김없이 무럭무럭 자라가고 있어 임원장은 크게 자랑하고 있다.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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