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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꼬마가 피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행방불명되었던 여섯 살 짜리 여아가 집 뒤 남산 숲 속에서 무참히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었다.
12일 하오 6시쯤 서울 중구 필동 3가 79번지 김학모(36·상업) 씨의 셋째 딸 명옥(6) 양이 집에서 1백 「미터」 떨어진 장충동 산 4번지 남산 중턱에서 「러닝샤쓰」로 목을 졸리고 돌로 머리를 찍힌 시체로 발견되었다.
명옥 양의 시체는 산을 넘던 구두닦이 이영운(20) 군이 처음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두개골이 깨진 명옥 양은 그가 입고 있던 얼룩진 「러닝샤쓰」로 목을 세 번이나 졸려 있었다. 온몸은 돌 더미에 덮여 있었고 「슬리퍼」가 땅 속에 반쯤 묻힌 채였는데 명옥 양의 뽑힌 머리칼이 흩어져 있었다.
옆에는 아버지 김 씨 이름으로 된 돈은 다 찾아 쓴 예금통장이 이름도 지워진 채 놓여 있었다.
명옥 양은 지난 11일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간 채 실종되어 경찰에서 미아로 수배 중이었다.
명옥 양의 아버지 김 씨는 3년 전부터 남산 밑에 두 간 짜리 판잣집을 지어 부인 이순희(34) 씨와 2남 3녀를 두고 별 일 없이 살아왔다.
경찰은 죽은 명옥 양의 삼촌 김학창(31·충북 중원군 미원면 내산리) 씨를 용의자로 지목, 형사대를 중원군에 급파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김학창 씨는 토요일이면 거의 빠짐없이 형 집에 들러 2, 3일씩 묵고 가곤 했는데 이번에도 지난 10일 밤 상경해서 형에게 10만 원 저당권 설정을 조르다 싸움을 하고 11일 아침 기차를 탄다고 나갔다 한다.
경찰은 범행의 끔찍한 점으로 보아 원한관계 살인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밖에 정신착란자의 소행이나 미신에 의한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명옥 양의 시체는 곧 과학수사연구소에서 해부한다.
어머니 이 씨는 끔찍한 달의 죽음을 보고 까무러쳤으며 소식을 듣고 달려 온 친척들로 온 집안은 슬픔에 싸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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