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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FOCUS] 북극항로 현재 연 50일 열려…100일 이상 열려야 실용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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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교수
한림대·러시아연구소

최근에 발생하는 북반구의 한파와 폭설이 북극의 찬 공기 소용돌이가 수십 일 또는 수십 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북극진동 현상에 의한 것이라고 하여, 북극해의 지리와 기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극해는 북극점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에 둘러싸인 해역으로 5대양 가운데 면적이 가장 작은 바다다. 북극해 면적은 1400만㎢로 지구 표면의 71%를 덮고 있는 해양의 3%며 평균수심 972m, 가장 깊은 곳은 5502m다. 해역으로는 러시아 북측의 유라시아 대륙 연해에 카라해, 랍테프해, 동시베리아해, 축지해, 베링해 등이 있다. 북미 연해에는 뷰퍼트해와 링컨해가 있고 뱅크스섬, 퀸엘리자베스제도, 에레스미어섬 등이 연안에 근접해 있다.

북극해는 태평양과 베링해협으로 이어지며 대서양과는 케네디해협, 배핀만, 데이비스해협, 덴마크해협과 노르웨이해로 연결된다. 북극해의 얼음은 1년 내내 얼어 있는 영구빙(永久氷)과 계절적인 유빙으로 구분된다. 북위 75도 이북 대부분은 영구빙이며, 유빙은 75~60도 해역에서 흔하다.

극점에서 본 북극

최근 온난화의 영향으로 극지방 빙상이 1990년대보다 3배 이상 빨리 녹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극을 덮고 있던 빙하 면적은 기존 700만㎢에서 최대 410만㎢로 크게 줄면서 해저자원 개발이 용이해진 상태다.

북극해엔 세계 석유 매장량의 13%(900억 배럴)가 있다. 천연가스는 30%(1670Tcf)다. 이의 경제적 가치는 13.6조 달러다. 2009년 해양 석유ㆍ가스 생산량 22.23억TOE(석유환산톤)는 2020년 29.92억TOE로 3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광석, 니켈, 구리 등 매장 가치는 1.5조~2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로모노소프 해령(海嶺)을 중심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최대 25%에 이르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해 석탄, 철광석, 금, 은, 아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해 주변에는 그린란드 남부 연안 및 바렌츠해, 베링해, 알래스카 북쪽 연안에 주요 어장이 발달돼 있다. 이들 어장에서는 전 세계 수산물의 37%가 생산되고 있다. 근래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의 상승으로 명태, 대구, 연어 등의 서식지가 북상하면서 북극해 지역의 어업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 운송로인 북극항로는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LNG, 원유, 유연탄 등 대부분의 자원을 기존 운송로보다 거리와 운항 소요일이 최소 28%에서 최대 200% 이상 단축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북극항로는 1년에 40~50일만 선박의 운항이 가능하며, 북극해를 통과하는 데는 두꺼운 얼음을 뚫고 나가는 쇄빙선을 동반해야 한다. 또한 화물을 운반하는 선박도 얼음에 강한 내빙선을 이용해야 하므로 비싼 운항 비용을 필요로 한다. 북극항로의 이용에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기술적·법적 안전성 확보며, 북극항로의 상업적 이용은 적어도 연중 100일 이상은 북극해의 바닷길이 열린다는 전제에서 실용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환경 변화 추세라면 2020~2030년 사이에는 북극항로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재 북극과 인접해 있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극권 국가들은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영유권과 해양관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유엔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북극해역에 대한 개별 국가의 주권은 인정하지 않고, 인접국들의 200해리(370㎞) 배타적 경제수역만 허용 한다.

이재혁 교수 한림대·러시아연구소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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