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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한국 새 채점규정의 첫 희생양

중앙일보

입력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제연맹(FIG) 새 채점규정의 첫 `희생양'이 됐다.

당초 `톱10' 진입을 목표로 출전했던 한국은 예선에서 3위에 오르며 사상 첫 단체전 메달입상을 노렸지만 1일(한국시간) 열린 결승에서 에이스 김동화(울산중구청)가 주종목인 링에서 연기 시작하자마자 부상, 0점 처리되면서 새 역사를 쓰는데 실패했다.

결국 한국은 한 선수의 부상이 돌이킬 수 없는 `추락'으로 이어지는 새 채점규정 앞에 무릎을 꿇은 셈이 됐다.

종전 규정대로라면 단체전 결승은 예선과 마찬가지로 국가별로 6명의 엔트리가 들어가 각 종목별로 5명이 연기한 뒤 최저득점자를 뺀 나머지 4명의 점수를 합쳐 순위를 가리게 된다.

이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됐다고 가정한다면 한국은 김동화가 0점을 받았더라도 나머지 4명이 제대로 점수를 받을 경우, 김동화의 실수는 그냥 묻혀 넘어갈 수 있었던 것. 하지만 4년 주기의 새 채점규정에 따르면, 예선은 종전과 같지만 결승은 예선에 출전했던 6명의 엔트리를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그 중 각 종목별로 선수 3명씩만 출전시켜 이들의 점수를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 1명이 연기 도중 부상을 당해 기구에서 떨어지면 사실상 그 팀은 메달권입상을 포기해야 하는 것. 예선에서 거둔 3위는 올해 사실상 10년만에 세대교체를 단행, 국제대회 경험이부족한 신진들을 대거 포함시키며 남자대표팀을 꾸렸던 대한체조협회는 물론 각국관계자들도 놀랄만큼 좋은 성적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미국의 케빈 마제이카 코치는 "한국선수단에 대해 애석하게 생각한다" 며 "이 규정은 새롭게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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