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이닉스주 D램값 · 자산매각 따라 오락가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이닉스 반도체 정상화 방안과 자구책이 잇따라 발표됐다. 이에 힘입어 1일 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너무 많다. 하이닉스의 회생 가능성과 세계 반도체 시황, 투자 전략 등을 짚어본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으로 하이닉스가 3~6개월 가량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신규지원으로 하이닉스 반도체는 우선 급한 불은 껏지만 근본적인 회생 기회를 잡은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는 의미다.

◇ 지원안에 대한 평가=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의 앞날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지원을 주저하던 채권단이 움직였다는 점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또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하이닉스가 내년에 필요한 자금은 2조원이며, 이번 신규지원과 이자감면으로 1조원, 유상증자와 반도체 설비매각을 통해 1조원을 추가로 조달한다면 회생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에 대한 지원이 미봉책에 불과하며, 반도체 불황의 장기화로 내년 중반께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우영무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는 운영비.투자자금.금융비용 등을 감안할 때 내년 1년간 2조3천억원 의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하이닉스가 설비매각에 실패한다면 또다시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을 감안할 때 하이닉스의 설비매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세계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그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인피니온 등 경쟁업체들은 하이닉스의 퇴출을 불황 탈출의 기회로 여겼다.

그러나 채권단의 지원이 결정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가 종전보다 훨씬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전 부장은 "하이닉스의 주머니가 당분간 든든해짐에 따라 외국의 다른 업체들이 먼저 퇴출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론의 스티브 애플턴 최고경영자(CEO)는 "비효율적인 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돼야 수급이 균형을 찾게 된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하이닉스에 대한 지원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토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 반도체 시황 전망=세계 반도체시장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미국의 데이터퀘스트는 "내년에 3%가량 성장한뒤 2003년도에 30%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1일 전망했다.

또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TST)는 반도체시장이 내년도에 2.6%,2003년에는 18.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투자전략=JP모건은 하이닉스 주가가 단기간에는 오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승요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또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하이닉스 주식 물량이 3백%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메리츠의 최 연구위원은 데이트레이더들이 하이닉스 주가를 좌우하는 만큼 일종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고, 발빠르게 대응할 것을 권했다.

김광기.이희성 기자 kikw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