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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대형 · 고급화로 활로 찾아

중앙일보

입력

슈퍼마켓이 변신 중이다. 대형 할인점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걷다가 지난해부터 대형화.고급화한 슈퍼슈퍼마켓(Super Super Market.SSM)이 생기면서 경쟁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LG.해태.한화 등 기존 슈퍼마켓 운영업체와 후발 롯데가 대형 점포를 속속 개점하면서 슈퍼슈퍼마켓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 슈퍼슈퍼마켓이란=슈퍼마켓 앞에 '슈퍼'가 하나 더 붙은 셈이다. 점포 크기가 4백~1천평으로 기존 슈퍼마켓(1백~3백평)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이름이다.

대형화하면서 지하에 있던 매장이 지상으로 올라온 것도 달라진 점이다. LG.해태.한화 등이 올들어 개점한 슈퍼슈퍼마켓은 모두 지상에 있다.

LG유통 관계자는 "지하매장은 현재 이익이 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없다"며 "슈퍼슈퍼마켓 형태로 신규 출점하는 모든 매장은 지상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 레몬 포천점의 경우 할인점처럼 단독 점포 형태로 만들어졌다. 매장이 커지면서 10여대 주차에 불과했던 주차장도 50~1백여대 규모로 커졌다.

매장 구성도 달라졌다. 잡화.생필품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식품류를 늘렸다. 특히 야채.과일 등 신선식품을 강화했다. 좋은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점포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전략이다.

튀김류.김밥.잡채 등 조리식품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이색적이다. LG슈퍼마켓에서는 추어탕 등 음식류도 직접 먹거나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변화는 할인점.백화점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시장에 틈새가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할인점들이 이익이 적게 남는 식품매장의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또 차를 타고 멀리가기 보다는 집 가까이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자 욕구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것이다.

소비욕구는 강한 지역이지만 인구나 상권이 대형 할인매장으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곳도 슈퍼슈퍼마켓의 주요 목표 지역이다.

롯데쇼핑 롯데레몬 부문 박경범 이사는 "5천~1만 가구가 있는 곳에선 할인점이 수익이 안 나지만 슈퍼슈퍼마켓으론 승산이 있다"며 "서울 중부.북부와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치열한 점포확장 경쟁=올해 슈퍼슈퍼마켓 형태의 점포를 8개 연 LG유통(LG수퍼마켓)은 내년 10여개를 추가해 업계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기존 점포 중에서 영업성이 없는 점포를 없애고 유망한 점포는 규모를 4백평 이상으로 고칠 계획이다.

해태유통(해태마트)은 올 들어 서울 태릉점 등 전국 4개점의 슈퍼슈퍼마켓 점포를 개점했다. 내년부터는 유통망이 낙후한 경기 남.북부와 충청.호남권의 인구 10만~15만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유통(한화마트)은 올해 충남 아산점 등 3개점을 새로 열었으며 매년 3~5개 점포를 추가할 예정이다.

올해 시장에 뛰어들어 서울 전농점.경기 포천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다음달 경기 광주점.12월 경기 안산점 등 올해 3~4개 점포를 개점하기로 했다. 또 내년 15개 점포 등 2005년까지 80개 점포를 열어 슈퍼슈퍼마켓 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에브리데이'라는 상호로 서울 신월점(9백평).경기 수서점(7백80평) 등 두 곳에서 슈퍼슈퍼마켓 형태의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는 "당분간은 신규점포를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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