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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한국의 입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오늘의 월남사태를 우리 나라 정계에서는 대체로 「내란」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내란은 불교도와 「티」 전 제1군사령관의 해임에서 오는 격심한 반발로 묶어서 보는 경향이다.
공화당의 김동환 원내총무는 이 내란을 「불교도 대 가톨릭 세력」간의 알력으로 규정하고 불교도가 정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것이 내란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이런 내란 속에서 「키」수상의 집단지도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키」수상자신이 공군출신이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티」장군과 「키」수상의 관계를 부각시켰다. 현 군사위원회 안에서도 「키」수상의 힘이 부치고 있다는 것이 김 총무의 분석이다.
집권세력의 불안정에서 오는 항례적인 내란이라는 점에 대해 민중당의 이상철 국회부의장도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이 부의장은 이 내란이 정권쟁탈전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티우」국가원수와 「키」수상과 군내경골파인 「티」장군과의 삼위일체가 「티」의 해임으로 그 일각이 무너진 데서 발단되었다고 보고 있다.
야당의 소장층은 이 내란의 성격을 한결 두려운 것으로 단정한다. 김상현 민중당대변인은 『현 상태는 위험의 고비』라고 말하면서 당분간 안정을 찾기는 힘든 혼란의 지속이 예견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중재 의원도 내란의 본질에 대해 『종교적인 데가 특색』이라면서 강력한 민족주의 사상이 배타적·배외적인 성격을 노골화 해 가는 과정에 있고 공산주의가 교묘히 편승할 수 있는 여건 하에 놓였다고 본다.
정계 안의 여러 의견과 행정부의 외무당국자들의 견해도 다를 게 없다. 한 고위당국자는『정변은 있을 수 있으며 그렇다고 민주체제가 유지되기 힘든 사태에까지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망했다.
이와 같은 국내의 사태해석은 그대로 증파문제와 직결한다. 한때 야당 안에서는 증파를 재고해야한다고 주장했으며 정부의 태도를 확인한 후 증파보류를 결의할 기세까지 보였다.
국회의 야당소장은 사태가 수습될 기세를 보이지 않는 한 증파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강경한 방침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것은 월남의 「데모」가 반미적이고 또 반전적으로 바뀌어갔다는데 유의해서 한 말이다(김상현 의원). 「데모」가 반전적인 기세를 띠었다는 데에 대해 외교관측통도 견해를 같이하고있다.
즉 「데모」는 반미적인 것이 본질적인 면이 아니라 반전적인 기색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식민지통치가 끝난 후 곧이어 일어났던 내전, 다시 「베트콩」의 준동으로 말미암은 전화…벌써 전쟁자체에 대해 월남국민이 짜증을 낼 때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기운이 감도는데 한국의 증파가 과연 월남국민들에게 달게 받아들여질 것인지 우리에게 충분히 토론하고 재고돼야 할 문제로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려나 벌써 월남전의 양상이나 월남내의 전체적인 사태추이는 월남만이 아닌 국제간의 이해가 얽혀버리도록 불행한 발전을 하고 말았다.
월남전자체를 월남국민의 이해에서보다 미국의회에서도 일반전술전략 면에서 검토하고 분석해서 다음 조치를 결정해 나가는 실정이다. 미국상원외교위의 청문회에서 전 주월대사「테일러」장군은 전투가 미군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어가고 있으며 그 실례로 대대단위나 그 이상의 규모의 대부대에 의한 「베트콩」의 공격은 작년의 11·12월에 비해 금년 초부터 부쩍 줄어든 것을 들었다.
전투력의 증가가 월남전의 양상을 미국 측에 유리하게 이끈다는 데에 대해서 우리국회 측도 이의는 없는 것 같다(물론 화평 교섭의 병행을 주장하지만). 확실히 한국군의 유리한 전황에 대해 『「베트콩」은 피로를 느낀다』(김동환 의원)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상황판단은 정부가 해야 할 것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1개 연대의 증파는 더욱 절실해졌다는 생각이다(이상철·김동환 의원). 월남사태에 대해 국회와 정부사이에 아직도 협의가 없다는데 대해 이동원 외무장관은 『남의 내정문제를 그렇게 공개적으로 토의할 순 없다』고 말한 일이 있다. 그만큼 증파재고론이 나오고 있다 해도 월남사태는 우리의 눈에 항례적인 정변·내란이상으로는 비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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