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뚝심으로 밀어붙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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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택아, 다음부턴 말이다. 밟을 땐 확실히 밟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놓아 주었다간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

영화 '친구'에서 주먹 센 준석이 마음 약한 상택에게 한 수 가르치는 대사다. 지금 두산은 이 한마디가 절실히 다가오는 분위기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지난 24일 3차전에서 비록 이겼으나 7회초 6점을 내주며 삼성 타선에 새로운 희망을 안긴 게 마음에 걸린다고 지적한다. 이를 의식한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고삐를 바싹 죄겠다. 그러나 경기에서 무리수는 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삼성과 붙어보니 힘에서 더 앞선다는 점을 깨달은 선수들은 충만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4차전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전날 3차전의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25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된 훈련에 앞서 주장 안경현이 선수들을 채찍질했다. 안선수는 후배들에게 "삼성을 살살 다뤄야 한다. 어제 삼성 친구한테 전화 받았다. 저쪽에 찬 기운이 쌩쌩 분단다"며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심재학은 조금 비장했다. 오랜 부진을 털고 3차전에서 안타를 치며 컨디션 회복세를 보인 심선수는 "어제 김한수의 볼에 머리를 맞아 사실 아직도 조금 충격이 있다. 하지만 어디 몸 성한 동료들이 있나. 다들 티 안내고 열심히 하는데 나도 질 수 없다"며 스트레칭을 열심히 했다.

누구보다도 '분위기 메이커' 홍성흔의 목소리가 우렁찼다.1,2차전 무안타에 그쳤으나 3차전에서 3안타를 몰아쳤던 홍선수는 "잠실구장에 오면 역시 신이 난다. 우승은 물론이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놓친 최우수선수(MVP)를 선배들이 나에게 몰아준다니 어디에 돈을 쓸지 궁리 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두산의 뚝심에 가속까지 붙고 있다. 그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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