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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자, 해낼 자, 끝낼 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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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왼쪽부터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 류중일(50) 삼성 감독은 “이번 WBC 대표팀이 역대 최약체라는 말이 나오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타선만큼은 역대 최강이다. 특히 1루수와 지명타자를 생각할 때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고 말했다.

 1, 2회 WBC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인식(66) 한국야구위원회 기술위원장은 “국제대회에서는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주더라. 뭘 아는 선수가 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제대회를 잘 알고, 해줘야 하는 선수 3명이 대표팀 1루에 모였다.

 류 감독과 김 위원장은 이승엽(37·삼성), 김태균(31·한화), 이대호(31·오릭스), 3명의 1루수 요원을 대표팀에 뽑았다. 2012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박병호(27·넥센)를 밀어낼 정도로 3명의 존재감은 크다. 류 감독은 “최근까지도 ‘박병호가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3명 모두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류 감독은 거포 3명의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는 “3명 모두 1루 수비가 좋은 편이다. 수비력은 라인업을 짤 때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이승엽·김태균·이대호 3명 중 2명을 1루수와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넣을 수 있다. 상대 투수의 스타일과 우리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을 살펴 1루수·지명타자를 고르겠다”고 설명했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는 대타 요원으로 대기한다. 4번 타자감이 더그아웃에 있는 것은 상대 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상대도 한국의 전력을 분석한다. ‘이승엽·김태균·이대호 중 한 명이 대타로 나선다’는 가정은 상대의 투수 운영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로서는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 4강을 노리는 한국은 2라운드에서 만날 일본을 ‘꼭 넘어야 할 상대’로 꼽고 있다.

이승엽·김태균·이대호는 일본을 경험했거나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다.

 셋은 ‘극일의 선봉’이기도 했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일본 야구의 아이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예선전 투런포, 3·4위전 결승 2루타를 뽑아냈다. 일본과 맞선 2006년 WBC 아시아라운드 역전 홈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 역전 홈런도 그의 배트에서 나왔다. 김태균은 2009년 WBC, 이대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일본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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