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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철강사 "미국 수출 막히면 제 3시장도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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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의 수입철강 피해 판정에 대해 국내 철강업체들은 "주력 수출품들이 대거 포함돼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연간 철강 수출(60억~70억달러)중 15% 정도(10억달러 안팎)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 중 60% 가량이 이번에 포함됐다.

특히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속에 미국 수출이 어려워질 경우 중국.동남아 등 제3시장에서의 경쟁 또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했다. 다만 대미 수출비중이 작거나, 피해판정 대상에서 제외된 품목을 주로 수출하는 일부 업체는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박건치 철강협회 부회장=33개 철강제품 중 16개만 피해 판정을 했으나 열연.냉연.후판 등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들이 대부분 포함된게 문제다. 공정한 판정을 하려 노력한 흔적은 보이나 미국 철강업체들의 압력이 반영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일본.유럽연합(EU) 등과 공조해 세계무역기구(WTO)제소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해야 한다.

▶박문수 포항제철 부사장=이번 판정은 수입규제의 첫 단계일 뿐이다. 부시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켜보자. 포철은 미국업체와의 현지 합작공장에, 그것도 원료를 주로 수출해온 점을 미국이 이해할 것이다.

한국 전체로도 대미 수출이 99년 이후 감소 추세여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나 동남아 등 제3국수출의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 한계기업의 퇴출.공급과잉 해소를 낳아 세계철강시장의 안정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소병달 연합철강 통상팀 부장=한국의 주력인 판재류 품목들이 집중 포함됐다. 물량 제한.추가 관세 등 여러 규제가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물량 규제의 기준을 최근 3년간으로 잡지 않고 외환위기 이전 3년간으로 잡을 때는 수출 물량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미국의 이번 규제는 한마디로 부당하지만 현 단계에서 국내 업체로선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걱정이다.

▶윤주익 INI스틸 사장=수출 주력인 H빔 형강은 무피해 판정이 나왔고,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은 조사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따라서 우리 회사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그동안 수출국을 다변화해 지난해 미국 수출비중은 전체 수출의 3.5%에 그쳤다.

▶남궁성 현대하이스코 부사장=올해 1백80만t 생산 중 미국 수출은 4천t 뿐이어서 직접 피해는 없다. 그러나 타사가 대미 수출을 못하게 되면 우리 회사의 주요 시장인 중국, 동남아와 한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것이므로 간접 피해가 예상된다. 업계 차원에서의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이 절실하다.

민병관.김동섭 기자 minb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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