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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새댁 새집에 들이세요…가전제품·가구·책 기부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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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싱촘린씨 가족이 새 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부터 남편 박영덕, 싱촘린, 딸 현희, 시어머니 목정애씨. 이들 부부는 축사를 개조한 단칸방에 살았었다. [이찬호 기자]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민자 싱촘린(24)씨는 1일 희망의 새해 아침을 맞았다. 눈이 내려 떠오른 새해 첫 해는 볼 수 없었지만 자신의 주변은 많은 것이 새로웠다. 부엌 연기가 고스란히 들어오는 축사를 개조한 단칸방의 집 대신 새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춘천시의회 다문화가정연구회 소속 의원의 관심과 한국해비타트(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 춘천지회 등의 지원(본지 2012년 12월 14일 보도)으로 지은 방 2개, 거실 1개(45㎡)의 보금자리다.

 시어머니 목정애(66)씨와 남편 박영덕(43)씨, 딸 현희(1)양 등 싱촘린씨 가족은 지난해 12월 28일 단칸방에서 새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싱크대가 설치되지 않아 음식을 만들 수 없고, 가구도 하나 없지만 유난히도 춥고 눈이 자주 내리는 올겨울을 따뜻하게 지내기 위해 서둘렀다. 새집으로 옮긴 후 싱촘린씨는 매일 샤워를 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하루 두세 번 샤워를 했다는 그는 “목욕탕 한 번 가보지 못했는데 원할 때마다 씻을 수 있어 좋다”며 “지난겨울 이맘때 손이 터졌는데 올해는 깨끗하다”고 자랑했다. 화목보일러가 설치된 집도 반팔 옷을 입고 지낼 정도로 따뜻하다.

 아무것도 없어 썰렁하던 싱촘린씨 새집에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등 조리기구가 설치됐다. 집짓기 소식이 알려지면서 각계에서 지원한 물품도 이날 도착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원한 장롱과 화장대, 한복점 행복찾기가 지원한 그릇 세트다.

이 밖에 한국해비타트 춘천지회는 김치냉장고와 TV, 춘천잣공장은 쌀(80㎏), 춘천시청 산림과는 200만원 상당의 화목보일러, 서울 소재 ㈜인포큐브는 300만원 상당의 비가림시설, 춘천시의회 김혜혜 의원은 20만원 상당의 아동도서를 기증했다.

 싱촘린씨는 이날 캄보디아의 친정엄마를 대신할 한국의 엄마가 생겼다. 춘천시의회 윤채옥 의원이다. 다문화연구회 회장으로 가구 설치를 살펴보기 위해 집을 찾은 윤 의원이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가구를 골랐다”고 말하자 싱촘린씨가 “엄마 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윤 의원이 그를 딸로 받아들였다.

 한국해비타트 춘천지회는 12일 새집 헌정식을 할 계획이다. 헌정식 다음 날인 13일은 싱촘린씨의 딸 현희양의 첫 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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