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전쟁 한국전을 기억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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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로즈 퍼레이드 리허설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제임스 맥어친이 한국전 정전 60주년 기념 퍼레이드카 ‘자유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앞에서 웃고 있다. [패서디나 AP=연합뉴스]

2013년 새해 첫 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열리는 로즈 퍼레이드에 한국전쟁 정전을 기념하는 꽃차가 등장했다.

 미국 국방부가 출품한 꽃차는 성조기와 태극기로 이뤄진, 한반도 지도가 들어간 그림을 내걸었다. 특히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아 24만7000달러(약 2억6000만원)를 들여 수도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병사들이 진군하는 모습을 장식한 꽃차를 제작했다. 미 국방부가 매년 1월 1일(현지시간) 열리는 로즈 퍼레이드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전 종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행사를 준비한 데이비드 클라크 대령은 “잊혀진 전쟁(The Forgotten War)으로 불리는 한국전을 미국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라며 “올해로 정전 6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정전기념일인 7월 26일에는 더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크 대령은 국방부 내에 설치된 한국전 정전 6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장이다.

 꽃차에는 제임스 맥어친(82) 등 6명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탑승했다. 맥어친은 “사실 60년 전 한국전을 끝내고 귀국했을 때 우리는 아무런 환영도 받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한국전을 뒤늦게라도 기억시켜주는 행사가 열려 기쁘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가 제작한 꽃차.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병사 조형물의 모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월 1일자 3면에 ‘한국전 참전용사들 그동안 해보지 못한 퍼레이드를 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베트남전과 달리 한국전은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국방부가 이번 행사를 준비한 건 새해 첫 날 100만 명이 지켜보는 로즈 퍼레이드를 통해 한국전을 기억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전했다.

올해로 124회째를 맞는 로즈 퍼레이드는 100만 명이 행사장을 찾고, 전 세계 6억 명이 TV로 시청하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새해 행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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