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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총통 4선|수복의 꿈 익혀 다시 6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부패 때문에 9백55만8천 평방「킬로」의 기름진 중원 땅을 고스란히 잃고 고도나 진배없는 대만으로 밀려난 장개석 총통(78)에게 21일 본토 수복 다음 가는 기쁜 선물이 안겨졌다. 국민당의 후보로 출마, 경쟁 없는 총통 선거에서 1천4백5표(98%)라는 압도적 표수를 얻어 소망의 당선을 한 것이다.
이 나라 총통 선거인단이라고 볼 수 있는 국민대회는 총통 3선을 금하고 있는 헌법 조항을 뜯어고쳐 초대 총통에 한해서 종신집권의 길을 터놓았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여당인 국민당 대의원 1천4백42명 중 거의 전부라 할 1천3백68명이 장 총통의 입후보를 지지했다는 지난 18일의 발표는 이번 총통 선거의 향방을 미리 밝혀준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거의 1백%의 선거인단의 지지를 받은 장 총통이기는 하지만 그의 앞길에는 선거표수를 긁어모을 수 있는 신통력으로도 휘어잡지 못하는 허다한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의 지상 과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본토 수복이 왕년의 세계 정치휘호의 실력자였다는 낡은 간판밖에는 별로 현실적 마력을 지니지 않은 장 총통의 생전에 햇빛을 보기에는 오늘날의 국제 정치 기류는 너무나 차갑다. 대륙 반공이란 과열하기 쉬운 장 총통의 웅지가 공산권의 정통파의 일인자연하는 모택동의 중공을 지나치게 자극할까봐 장 총통의 행동반경을 은근히 견제하는 미국의 행동에 그는 못마땅한 눈치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 정치적 역경 속에서도 무상외원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대만 경제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놓은데 대한 그의 공로는 정당한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장 총통이 중국 본토를 버려야 했던게 1949년12월7일이고 보면 대만에 건너온 지도 벌써 16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며 그의 와신상담도 이제는 극에 달하였으나 중공 세력의 팽창은 그의 좌절감만 깊게 해 줄 뿐이다.
장 총통이 사라진 다음의 면적 3만6천 평방「킬로」의 대만의 가는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 그대로 일 것이다.
장 총통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엄가감 행정원장도 무난히 부총통에 당선되었다. 『세계에는 평화가 없다. 왜냐하면 아직 2차 대전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장 총통의 독백 비슷한말은 노 정치가의 흉금의 일단을 표시하는 말로 해석할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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