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휴대전화 단말기시장 석권 어필텔레콤 이가형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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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 올해도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한편 유럽.미국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미국 모토로라는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시장으로 주목받는 중국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 분야에서도 지난해 점유율 54%를 기록했다. 모토로라가 중국에서 파는 CDMA 단말기의 90%는 우리나라의 어필텔레콤 제품이다.

어필텔레콤 이가형(46.사진) 사장은 "지난해 중국에서 2백만대를 팔았으며,올해는 5백만대가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중국 수출 물량을 포함한 전체 판매 목표는 7백만대. 이 사장은 "올해 미국.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며 "매출을 지난해의 배가 넘는 1조5천억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필의 제품은 미국 모토로라의 상표를 달고 수출.판매되지만 전통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니라 자체 기술로 생산해 공급(ODM)한다"고 소개했다. 모토로라와 상품기획 과정에서 협의하고,제품설계와 생산은 독자적으로 하며, 모토로라의 최종 품질검사를 통과해 판매된다.

어필은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에 자체 기술연구소를 설립, 운영 중이다. 이 사장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며 "현지 연구인력을 올해 50명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휴대전화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기술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 3백명선인 본사 기술연구소 연구원을 5백명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체 상표로 국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없다"며 "좁은 국내 시장보다는 광대한 해외시장 진출이 주목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모토로라와의 제휴가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현재 CDMA방식 휴대전화만 생산하지만 연말에는 유럽형(GSM) 휴대전화도 생산할 계획이다.

1994년 무선호출기 생산업체로 출발한 어필텔레콤은 98년 무게 79g의 세계 최경량 휴대전화를 선보이며 휴대전화 제조를 시작했다.

한국산 휴대전화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대해 이 사장은 "오랫동안 다져진 기술력과 디자인 덕분"이라며 "특히 중국인의 휴대전화 선호도가 한국인과 비슷해 시장진출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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