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부동산 관련 최대 히트 상품은 뭐지?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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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 낸 부동산 관련 히트 상품이 있습니다. 뭘까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아닙니다.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이명박 정부 때 큰 인기를 끈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히트 상품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일단 절대적인 공급 물량(일종에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겠죠)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보금자리주택일까요?

보금자리주택도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 큰 인기를 끈 상품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처럼 절대적인 공급 물량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수십대,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해서 히트 상품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럼 대체 뭘까요? 바로 청약종합저축 통장입니다.

2009년 5월 출시됐죠. 이명박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 중 하나입니다. 특히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시된 지 2년이 조금 넘었는데 현재(11월 말 기준) 1170만6874명이 가입했습니다.

가입자 대폭발…효용가치는 '글쎄'

우리 국민이 5000만명을 조금 넘는다고 하니 5명 중 한 명 꼴로 이 통장을 갖고 있다는 얘깁니다. 출시 2년 만에 국민 5분의 1이 갖고 있는 겁니다.

11월 말 기준 전체 청약 통장 가입자가 1488만9210명이라고 하니, 청약 통장 10개 중 8개 가까이가 이명박 정부가 만든 이 종합저축인 셈입니다. 그야말로 ‘히트’ 상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통하는 청약종합저축 통장은 기존 예금·부금·저축 통장이 갖고 있던 기능을 한 데 합한 겁니다. 무주택·유주택자 할 것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민영·공공주택에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습니다.

통장별로 가입 기준과 청약 가능 아파트가 정해져 있는 기존의 청약통장과 비교화면 획기적 상품이죠. 이 상품이 히트한 데는 물론 이 통장을 판매한 시중은행의 역할도 컸습니다. 농협·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이 취급하고 있는데, 은행끼리 경쟁이 붙은 겁니다.

은행들은 직원에 할당 물량을 정해주며 이 종합저축 유치에 기를 올렸습니다. 그 결과 출시 당일 가입자 수가 무려 35만 여명에 달했습니다. 출시 1년 만인 2010년 5월 말에는 957만3828명이 가입했습니다.

출시 당일 35만명 가입한 ‘히트’ 상품

딱 2년 뒤인 올 10월 말에는 1000만명을 넘어(1167만3019명)서며 히트 상품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반면 예금·부금·저축 가입자 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갈아타기를 한 거죠, 종합저축으로.

하여간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관련 최대 히트 상품이 된 종합저축. 그런데, 가입자 수가 이렇게 쌓여만 가는 것은 이 상품이 좋아서인 이유도 있지만 쓸 데가 없어서라는 비아냥도 적지 않습니다.

이명박 정부들어 추진한 보금자리주택 등으로 민간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사실 청약통장 쓸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미분양이 쌓여 있고, 신규 분양 물량은 청약통장을 써야 하는 1~2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거의 없습니다.

굳이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 받을 수 있는데 아깝게 통장을 왜 쓰겠습니까. 심지어 일각에서는 청약통장 무용론은 물론 청약제도 자체가 소용이 없어졌으니 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보다 편리하고 많이 만들어 주겠다며 내놓은 히트 상품이 정작 쓸모가 없어진 겁니다. 역시 보금자리주택 등 이명박 정부가 편 부동산 정책 때문이죠.

추첨제 있어 가입기간 짧아도 노려볼 만

그래서 이 통장을 해지할까 어쩔까 고민하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더욱이 은행 직원의 권유로 마지못해 가입한 경우 실제로 해지한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은행 직원에 따르면 말이죠. 하지만 고민하지 마세요.

생활비 마련 등 생계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존 통장 해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분양시장이 침체됐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이 종합저축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대통령이 바뀌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라도 부동산 시장은 살리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입장이니, 한 번 기대해 보자는 겁니다. 물론 부동산 과열, 혹은 투기를 부추기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애써 가입한 종합저축을 그냥 날리지 말고 한 번쯤은 써먹자는 얘깁니다. 예금 금리(최대 연 4.5%)도 적지 않으니 말입니다. 내년에는 1월 경기도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주상복합아파트를 비롯해 괜찮은 아파트도 많이 나옵니다.

청약가점제가 유지되는 한 가입기간 면에서 기존의 예금·부금·저축 통장에 비해 불리하지만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25%,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50%를 추점제로 당첨자를 뽑으니 기대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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