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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잉글랜드, 탈락위기서 우승후보 변신

중앙일보

입력

유럽 최종예선에서 잉글랜드가 독일과 같은 9조에 들어갔을 때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독일이 잉글랜드를 제치고 직행티켓을 딸 것이라고 했다. 예상대로 잉글랜드는 지난해 10월 열린 두번의 예선전에서 독일에 0-1로 패하고 약체 핀란드와는 0-0으로 비기는 등 졸전을 거듭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잉글랜드는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스웨덴.스벤 고란 에릭손)을 영입했고 이때부터 달라졌다.

지난 3월 핀란드전에서 2-1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알바니아와 그리스를 연파했고, 지난달 2일에는 원정경기에서 앙숙인 독일을 5-1로 대파, 결국 골득실차로 독일을 제치고 본선 직행 티켓을 땄다.

전 독일대표 감독 프란츠 베켄바워는 잉글랜드를 아르헨티나·프랑스와 함께 2002월드컵 3대 우승 후보로까지 꼽았다. 예선 탈락 위기까지 몰렸던 잉글랜드가 월드컵 우승까지 넘볼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뭘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데이비드 베컴(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윙을 번갈아가며 맡는 베컴은 체력과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 패스 등 미드필더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코너킥과 프리킥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난 7일 그리스전에서 터진 극적인 동점골도 골키퍼가 꼼짝 못하는 25m짜리 프리킥이었다.

마이클 오언(21.리버풀) 역시 뛰어난 스피드와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로 독일전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에밀 헤스키(22.리버풀)까지 가세, 공격진의 파괴력이 배가됐다. 베컴에서 오언과 헤스키로 이어지는 공격력은 어느 팀과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또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두인 리즈 유나이티드의 주전 수비수 리오 페르디난도(23)가 기존의 솔 캠벨(27.아스날)과 호흡을 맞추면서 수비도 한결 든든해졌고, 백전노장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38.아스날)은 최종 예선 8게임에서 여섯골만을 내주며 골문을 잠가놓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를 최강팀 대열에 올려놓은 것은 에릭손 감독의 역할이 컸다. 명장 에릭손은 이전 감독들과는 달리 사령탑을 맡은 1월부터 두 달여 동안 거의 매일같이 유럽 전역을 돌며 잉글랜드 선수들이 속한 클럽팀 경기를 관전,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개혁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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