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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공은 싸울 것인가?-대 중공방위체제로 전환한 미 군사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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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즘 미국과 중공은 「아시아」의 어느 일각에서 전면 대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부쩍 대두하고 있다. 월남전이 「에스컬레이션」을 거듭하여 결국은 미국과 중공이 맞붙게 되리라는 이야기다. 「맥나마라」 국방장관도 상원 외 위에서의 비밀증언에서 월남전쟁으로 말미암아 미국이 중공과 전쟁하게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는 것이 지난3일 밝혀져 한층 더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과연 거경과 거상은 싸울 것인가?

<새 정책 필요성 생겨>
미국의 군사전략이 65년까지는 「나토」를 중심으로 소련을 목표로 하던 것이 60년 대 후반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작년말 「맥나마라」국방장관이 경고한 것처럼 중공이 작년까지는 핵탄두로 장비한 「미사일」을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아래 대 중공방위체제로 그 목표를 전환하고 있다.
중공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통적 정책에도 불구하고 어느틈엔가 70여 국이 북평 정권과 외교관계를 가지게 되었으며 작년 11월 「유엔」총회에서 중공가입인 문제를 중요사항으로 취급하자는 미국의 결의안이 56대49 기권11표로 간신히 통과되었으며 실제로 대표권 문제 표결에서는 47대 47이라는 사상 최초의 「타이」기록을 수립함으로써 오히려 미국의 대 중공정책이 고립되려는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반월형의 포위 선>
이러한 사태를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아시아」에서 미국은 중공에 대해 어떤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대 중공외교에 있어서 난경에 빠진다는 결론을 내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미국은 왜 중공에 대하여 강경 일변도로 나가며 정말 미·중공간의 협상의 여지는 없을 것인가? 미국이 만일 앞으로 북평 정권과 협상을 하게 된다면 미국의 전 아주 정책은 무너질지도 모른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권위 유지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에서 나온다.
①중공의 연안을 따라 반월형으로 늘어선 군사기지와 ②가공할만한 공군력, 그리고 ③사상 최대의 가장 강력한 해군함정에 그 근원을 찾아낼 수 있는데 이들 군사력은 모두 중공이라는 가상적국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은 현재의 약한 위치로 협상을 하게되면 자기희생이 뒤따르기 때문에 어떤 커다란 군사적 성공이나 정치적 승리를 얻지 않는 한 미국정책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북평의 단계적 전략>
중공의 전통적 외교정책은 국가이익의 반영이었다. 자체의 안전보장을 제1로 설정하였기 때문에 미국과 전면대결을 회피하면서 내적으로는 군사공업개발을, 그리고 외적으로는 간접침략에 의한 인접국가의 공산화를 꾀하여왔다.
즉 중공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축출하는 것이며 미국은 「아시아」 방위에 대한 언약을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로 보아 미국은 어떤 협상이라도 그 진정한 목적은 배반이 아닌 구원이기 때문에 월남이나 대만을 결코 저버릴 수 없다.
이러한 조건하에 미국의 대 「아시아」 군사정책은 어떠하며 또 중공은 어떠한가.

<「도미노」논을 견지>
미국은 소위 「도미노」이론에 입각해 대 중공봉쇄에 주력하여 한국· 일본·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광대한 반월형의 방위선을 제일선으로 설정하였다. 그 방위의 중핵은 기동성 있는 7함대 (함정1백25척, 비행기6백50대)가 주축이 되어 있고 일본 「오끼나와」와 「필리핀」등 기지에 32개의 비행전단과 서부태평양의 「구암」기지의 B52전략 폭격기 2개 대대가 지원하고 있다.

<압도적인 미 공군>
이밖에 월남전이 동남아전역으로 확대된다는 가정 위에서 태국· 「필리핀」 등 국가에서는 거대한 폭격기지건설과 지상군을 급속도로 증강하고있다.
또 미 공군은 「하와이」로부터 24시간 내에 태국에 상당한 병력을 파견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동성 있는 해군력과 공군력에 대항하는 중공은 지상군 2백60만에 1백20개사로 구성되었으나 그 중에 4개사만이 장갑사단이다.
해군병력은 약14만으로 4척의 구축함과 어뢰정 및 무장 「정크」등으로 지원되는 25대의 잠수함이 주력을 이루고 있다. 공군은 소련구식 전폭기 약2천5백대를 가져 세계 제4위이다. 그러나 막상 동남아에서 결전한다면 중공은 「버마」국경지방에서 국부군 잔당을 소탕하여 전투경험을 가진 13군과 기타 6개군 병력 30만, 민병 2백만이 실전에 참가할 수 있으며 해남도와 기타 공군기지에서 1천2백대의 「제트」기를 동남아 공중에 띄워 보낼 수 있다.
이러한 군세로 비추어보아 중공은 아직도 미국과 결전할 것 같지는 않으며 원폭은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우선 그 운반수단을 비롯하여 인구과잉, 자원, 연수, 산업 등 모든 면에서 미국에 훨씬 뒤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런던」전략연구소장인 「부칸」씨는 『미국의 군사능력은 중공과 일전 할 경우 그전 산업시설과 모든 건설장치를 일격에 완전 파괴할 수 있다』 고 말하고 있다.

<우발충돌 가능성도>
중공은 월남전에서 여러번 『좌시 하지는 않겠다』고 심리적 위협을 하고있지만 그들 영토에 뚜렷한 위협이 없는 한 참전할 것 같지는 않다. 드러나 월남에 미군이 20만 주둔하고 있고 중국본토에서 30「마일」이내에까지 북 폭을 하고있다는 사실과 미 기가 중공 국경을 월경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워싱턴」당국과 북평 간의 대화를 흐리게 하고 있으며 우발적 충돌이 쌍방의 전면대결로 번질 가능성이 전연 없는 것도 아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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