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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두 우주인|우주선 타듯 즐거운 서울의 주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봄의 입김이 한결 부드러워진 2월의 마지막 주말을 서울에서 즐긴 미국의 두 우주인 일행이 28일 아침8시 자유중국으로 떠났다.
두 우주인은 26일 낮4시 조선「호텔」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을 주고받았다.
-우주 여행 중 한국을 본 일은?
▲너무 바쁜「스케줄」 때문에 미처 예정된 일 외에는 여유가 없었다. 꿈조차 꿔지질 않을 정도였다.
-소련과 협력하면 당장에라도 달 정복이 가능하다는데?
▲「존슨」미 대통령은 이미 협력을 요청했으나 소련 측이 아무 회답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우주계획에 아무런 비밀도 없다.
-3월 중순에 있을 「제미니」8호는 「도킹」(결합)실험이 가능한가?
▲우리가 30「센티」까지 「랑데부」했던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식사와 배설은?
▲식사는 이것(「비닐」봉지에든 견본을 가리키며)들에 물을 타 한쪽구멍으로 빨아먹는다. 대변은 「플라스틱」변기에 모아 가져왔고 소변은 약간은 모아두고 나머지는 우주 속에 내버렸는데 이것은 금방 얼어붙어 눈보라처럼 흩어졌다.
한편 26일 저녁 이들은 경제과학심의회의가 베푼 「칵테일·파티」에 참가, 많은 국내과학자들과 담소했다. 이 자리에서 어느 기자가 「쉬러」에게 「사인」을 부탁하자 그는 『왼손잡이가 그만 왼손을 다쳐서…』하며 가볍게 거절.
27일 아침 주일예배를 마친 우주인 일행은 비원으로 「랑데부」자리를 옮겼다. 『우주선에서 맛본 만족감을 여기서 다시 느낄 줄은 몰랐다』면서 즐거워했다. 다쳤던 손의 붕대도 떼어버린「쉬러」내외는 동양화를 보고 『저건「볼·펜」으로 그린 것』이라고 엉뚱한 소리도 했고-.
「워커·힐」에서 베푼 오찬회에서 「쉬리」는 그가 작년12월 「제미니」6호에 가져갔던 태극기를 정일권 국무총리에게 전했다. 이 자리에서 「아름다운 고전무용을 감상」한 이들은 그만 하오의 강연시간을 15분이나 구경에 잡아먹었다. 서울대공대 위양규 교수의 사회로 열린 강연회에는 초청자만으로 서울대강당이 꽉 찼었다.
우주인을 변사로 「제미니」 6, 7호 영화가 상영되자 장내는 연달아 웃음바다-.
「보맨」이 14일간 수염이 5「밀리」반이나 자란 모습으로 회수되어 「다리가 무겁게 느껴」천천히 갑판 위를 걷는 모습이 보이자 「쉬러」는 『하나, 둘, 셋, 「차차차」춤입니다』는 설명-.
학술적인 몇 가지 질문이 진행된 후 「보맨」이 『우주여행이 시작되자 머리가 띵한 적이 있었다』고 말하자 「쉬러」는 곧 『아마 발사직전에 매운 김치를 먹었던 모양』이라고 주석을 붙였다. 「보맨」은 자기의 14일의 우주비행엔 1「달러」짜리 두 장을 갖고 갔었는데 그 이유는 『혹시 다른 나라에 떨어질 경우 내가 틀림없이 우주를 날고 온 미국우주임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고 웃기기도 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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