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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한방차 ‘생산이력조회’ 도입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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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차는 아름다운 사람에 비유된다. 차에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담겨 있다. 예부터 선조는 차를 늘 곁에 두고 마셨다. 그중에서도 한방차를 즐겼다. 한방차는 다양한 한약재를 넣고 달인 전통차다. 한 잔의 차를 마셔도 건강을 생각하는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다. 하지만 한방차는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바쁜 현대인은 오랜 시간 한약재를 우려 마실 수 없다. 게다가 자신에게 맞는 약재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명신의 한방차 브랜드 ‘차랑’ 이윤주 대표(사진)는 한방차 고유의 약성을 유지하면서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티백 형태의 한방차를 개발했다. 커피 원두에 적용했던 로스팅 기법을 한약재에 접목시킨 것.

 이 대표는 “차랑은 뜨거운 물만 부어 손쉽게 우려먹을 수 있는 기능성 한방차”라며 “한약재를 볶는 로스팅 기술은 매우 까다롭고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방차는 여러 약재를 배합해 만든다. 그런데 각각의 재료가 갖는 향과 맛, 색을 살리는 로스팅 온도와 시간이 다르다. 재료에 따라서는 찌거나 삶는 과정도 거친다. 이렇게 가공된 한약재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진 삼각 티백에 담긴다. 삼각형의 티백에는 약재가 더 잘 우러나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재료가 갖는 고유의 빛깔도 함께 우러나온다.

 배합과 비율은 한방차의 기능과 풍미를 좌우한다. 각각의 재료가 갖는 특유하고 강한 맛이 어우러지도록 배합·비율이 일정해야 깊은 향과 맛이 나온다. 자칫하면 약제 특유의 쓴맛만 우러나온다. 하지만 잘 로스팅돼 배합 비율을 맞춘 한방차는 쓴맛을 없애 목 넘김이 부드럽다.

 차랑의 한방차는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중국 명나라 때의 약학서)을 근거로 한의사의 조언을 받아 건강 기능을 높였다. 차랑의 제품인 ‘목에는 늘’은 환절기에 잔기침을 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기관지에 좋은 모과·율무·대추가 주재료다. ‘여인에게’는 진피·감국·맥문동을 배합해 수족냉증 여성의 혈기와 혈액순환 기능을 보강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년간 한약을 제조하는 일을 해왔다. 한약재를 다루면서 건강에 이로운 한방차를 좀 더 손쉽게 즐길 수 없을까 고민을 했다. 꾸준히 연구개발을 한 결과 지금은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한방차를 만드는 기술력을 앞다퉈 제휴해 갈 정도로 성장했다.

 차랑은 성별이나 건강 기능에 따른 다양한 한방차를 내놔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췄다. 이 대표는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자극적인 음료가 아닌 한방차로 건강을 나누는 차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좋은 한방차는 무엇보다 재료의 신선도와 알맞은 보관법, 깨끗한 공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차랑은 내년부터 원료에서부터 가공 과정, 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 ‘생산이력조회’를 도입한다. 이윤주 대표는 “청정 지역에서 재배한 원재료를 수확하는 과정에서부터 가공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전 단계를 인터넷을 통해 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격한 품질관리는 좋은 한방차의 핵심이다.

 외국에서도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과 중국·유럽에서 제품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는 일본에 수출한다. 차랑은 2013년 열리는 산청 세계전통의학 엑스포의 공식 지정업체다. 한방차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국제무대다. 현재 차랑 제품은 인터넷 사이트(www.charang.net)에서 구입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 백화점과 드럭스토어로 유통망을 확대한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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