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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난립할 공천 정당|이합집산 하는 정치 예비역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민중당과 가칭 신한당에 참여하지 않은 재야 세력은 1년 남짓 밖에 남지 않은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사분 오열된 재야 세력은 각기 제나름의 꿈을 안고 내년 선거에서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지만 아직껏 정당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재야 세력의 몇몇 지도급 인사들이 정당 예비병 소집의 나팔을 불고 있으나 예비병들은 그들의 향배를 결정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신한당 발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인사들은 제2, 제3…의 신당을 형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어 재야 정당은 우후죽순처럼 난립될 것 같다.
중앙선거관리위에 등록된 정당 상황을 보면 공화당 (박정희) 민중당 (박순천) 추풍회 (오재영) 정민회 (송중곤) 신민회 (성보경) 자유당 (남송학) 보수당 (김명윤) 한국 독립당 (조각산) 등 8개 정당이며 이밖에도 서민호씨 중심의 혁신계와 구 자유당계 조국 수호 협의회계 등 연합 세력이 새로운 정당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어 우파 혁신계 정당과 구 자유당 노선을 답습한 보수 정당이 태동될 가능성이 많아지고 있으며 제3당 추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민주 사회주의 이념 논쟁으로 윤보선씨 중심의 신한당과 결별한 서민호씨 등 구 자민당계는 우파 혁신계인 신우회 (정화암)를 발판 삼아 통일 사회당 (구익균), 임철호씨 등 구 자유게 조윤제씨 등 학계 인사, 신한당에서 이탈한 예비역 장성「그룹」등을 규합하여 제2의 신당 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규합 세력의 이질적인 이념과 혁신계 자체내의 주도권 분쟁 때문에 쉽사리 뭉쳐지지 않고 있다.
민주사회주의 연구회 (양일동)가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들 세력은 보수·혁신 양대 정당 제도를 지향하면서 제3당을 3월 안으로 발족할 계획이다. 5·16혁명으로 지도층을 상실한 혁신계는 서민호씨를 대통령 후보 겸 당수로 추대하려 하고 있으며 민주 통일당 (가칭)으로 발족하기 위한 지방 조직에 착수하고 있다.
우파 혁신계의 정당 운동과는 달리 여·야 진영 어느 한쪽에도 가담하지 않았던 구 자유계의 남산 기원파 (이재학·조순)는 재야 세력 단일화 공작의 꿈을 버리고 보수당·한독당 등 군소 정당을 규합하면서 김재춘·김홍일·박병권씨 등 조국 수호 협의 회계와 이범석씨 등 구족청계와 제휴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4월 중순 안으로 가칭 「정의당」 발족을 서두르기 위해 활발한 막후 접촉을 벌이고 있는데 신당 성격을 여·야간의 중간 노선을 취하는 순수한 보수 정당으로서 출범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신당 운동에 꾸준히 동조해 왔던 부완혁·양호민씨 등 언론계·학계 인사들은 새로운 재야 세력 결집체에 참여할 뜻을 비치고 있으나 장준하·지명관씨 등은 신당운동에서 이미 손을 떼어버렸다 한다. 신당 운동을 추진하는 지도급 인사들은 마지막으로 추진하는 신당 운동이 좌절될 경우에는 정계에서 아주 손을 뗄 작정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2, 3개 정당을 빼놓고서는 일인일당으로 낙후되어 겨우 내년 선거에 공천 정당으로 연명될 처지에 놓일 것 같다.
어떻든 재야 세력은 오는 5, 6월께에는 2, 3개 정당으로 집약되어 선거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다. 신당 추진 세력들은 새 얼굴로 구성되는 새 정당은 국민에게 크게 「어필」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새 얼굴로 새로운 정당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잡다한 이질적인 요소를 집결시켰기 때문에 강력한 기성 조직에 대항할 수 있는 조직과 지도자의 빈곤을 느끼고 있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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