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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BS 아침드라마 '외출' 김병세

중앙일보

입력

"아마 한국의 남성우월주의 문화를 비판하면서페미니즘을 자극하는데 제가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싶어요"

8일 새로 시작한 SBS 아침드라마 「외출」(극본 주찬옥, 연출 이현직. 월~토 오전8시30분)에서 주인공 김난희(김미숙)와 이혼했다 다시 결합하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전남편 '황정남'으로 출연하는 김병세(40). 그가 풍기는 이미지는 '성공'과 '출세' '삶에 대한 자신감' '현실감각' '이기적''위선' 등이다. 지금까지 맡았던 극중 역할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기억하는 드라마 등에서는 거의 모두 그런 역이었다.

작년 4월 KBS 아침드라마 「송화」에서 재벌의 아들로, MBC 월화드라마 「허준」에서는 당대 최고 의원의 아들로 주인공 허준을 시기하는 '유도지'로, 작년 9월첫 방송된 뒤 장안의 화제가 됐던 MBC 월화드라마「아줌마」에서는 냉정하면서도 타산에 밝은 출세지향형 교수로 나왔다.

작년 7월 방송된 MBC 미니시리즈「신귀공자」에서는 '비열한 경쟁자'의 이미지를 굳혔고 작년 10월 SBS 아침드라마 「용서」에서는 정계진출을 꿈구는 전도 유망한 검사로 등장했다.

이번 SBS「외출」에서의 역할에 대해 그는 여성 위에 군림하면서도 별로 고마워할 줄 모르는 전형적인 한국 남성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여자 주인공 다섯 명이 자기만의 인생을 꿈꾸며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것은 황정남 같은 남자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자기만을 생각하고 재혼을 위해 아이들까지 전 부인에게 떠맡기려는 '악역'이다보니 자칫 뭇 여성들의 지탄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좋은 이미지보다는 나쁜 이미지가 강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실제 남녀평등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좋고 싫은 것을 떠나우리나라 남자들이 좀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족 이민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닌 경험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

시간 관리나 가사 분담 및 가정내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이혼의 사유가되는 미국 사회가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합리적인 면이 있다고 말한다.

93년 32살 나이에 영화 '웨스턴 애비뉴'에 출연하며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해 95년 백상신인상과 영화평론가협회가 주는 영평상을 수상했다. TV드라마는 94년말 MBC시대극 「까레이스키」가 첫 작품이다.

일에 매달리다 보니 아직 미혼이다. 드라마에서 만큼이나 깔끔하고 빈틈없는 성격 탓인지도 모른다.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할 생각이다. 축구 등 구기운동을 즐긴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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