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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선 쌍둥이 용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육군과 해병대에 따로 입대했던 쌍둥이 형제가 우연히도 멀리 월남 땅에서 서로 만나 부대장들의 호의로 한 영내막사에서 기거를 같이하게 되었다.
경남 의령군 의령면 동동외시 김성도(68)씨의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쌍둥이 형 충근(23)군은 육군1병, 동생 효근(23)군은 형보다 두 계급이나 더 높은 해병 병장-.
이들은 지금까지 서로가 자기만이 월남에 와 있는 줄로만 알고 있다가 지난 연말 고국에서 보내온 누님의 편지를 받고서야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부대장교들의 알선으로 서로 만난 이들 형제는 『야 효근아!』『형!』-얼굴도 똑같은 두 경상도사나이가 억센 사투리로 인사, 서로를 얼싸 안았다. 현재는 나란히 월남전선으로 향했으나 형은 「퀴논」에 자리잡은 맹호부대 제1연대 재구대대로, 아우는 「캄란」의 청룡부대 포병대대 6중대로 각각 나누어져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기만 했다.
뒤늦게 한꺼번에 얻은 두 아들을 모두 자유전선에 내보낸 부모들의 안타까움도 지극했었던 듯 고향인 의령에서 셋째 누님인 김수연(35)여사는 채명신 사령관과 이봉출 여단장 앞으로 편지를 띄워 이들 형제를 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편지를 받은 두 장군도 그 누님의 간절한 소원을 풀어주기로 결정, 충근 군을 지난 1월 l5일부터 「투이호아」해병 군수지원단 병참근무대로 전출시켜 쌍둥이 병사를 한 곳에 모이도록 했다. 의좋게 의령농고를 졸업한 형제 중 아우 효근 군은 63년 해병대에 입대, 격전장인 「투이호아」에서 포병조장을 맡고있고 형 충근 군은 동생에게 군수물자를 조달해주는 병참단에서 싸우고 있다. 『형, 몸조심해. 「베트콩」은 내가 보아 잡을 테니까』『아냐 너야말로 무사해다오』-그리운 고향으로 개선할 때 고향에서 잔치를 벌이겠다고 벼르는 쌍둥이 병사는 서로의 안전을 기원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전선으로 나갔다. 「투이·호아」에서 현영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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