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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겨울음료 ‘뱅쇼’ … 만들기 쉽고 감기 예방에도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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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과일을 넣어 끓인 ‘뱅쇼’가 최근 겨울 음료로 각광 받고 있다.

“겨울 한정! 뱅쇼 판매.”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일대의 카페 앞을 지나다 보면 종종 눈에 띄는 문구다. 며칠 전에는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줄리엔 강이 캠핑 중에 파트너 윤세아에게 만들어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유럽의 겨울음료 ‘뱅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하현정 기자 , 사진=장진영 기자 , 촬영 협조=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랑카페’

겨울이 되면 프랑스를 비롯한 독일 등 유럽의 거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종이컵을 들고 걷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뱅쇼’다. 가정에서도 흔히 만들어 마신다. 와인과 오렌지, 계피 등을 커다란 통에 넣고 따뜻하게 데워 만드는 뱅쇼는 감기 예방에도 좋아 겨울철 유럽에서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료다.

 뱅쇼(Vin Chaud)는 ‘Vin (포도주)’와 ‘chaud(따뜻한, 뜨거운)’라는 말이 합쳐진 단어로, 말 그대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멀드 와인(Mulled Wine), 독어로는 글루바인(Gluhwein)이라고 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랑카페’ 정민서 소몰리에는 “유럽 현지 여행이나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늘고 해외의 식재료나 음식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색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캠핑족이 들면서 밤에 먹는 따뜻한 알코올 음료가 인기를 끌게 됐는데 그 중 하나가 뱅쇼”라고 설명했다.

 뱅쇼는 가정에서 끓여 마시기도 하지만 유럽의 상점이나 카페에서 큰 머그잔에 담아 파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다양한 유럽 문화를 만날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먹거리다. 추운 날에 뱅쇼를 마시며 유럽의 거리를 걸어다니는 모습은 겨울철 유럽의 낭만이라고 일컬어지며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뱅쇼 시음’이 포함된 관광 상품도 있을 정도다.

특급호텔과 와인바 등에서도 뱅쇼 선보여

이 이국적인 겨울음료는 국내 특급호텔에서도 이슈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의 ‘카페 아미가’에서는 겨울 한정으로 글루바인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런치와 디너를 즐기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맛볼 수 있다. 뱅쇼를 포함시켜 크리스마스 패키지를 구성한 호텔도 많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의 객실 패키지 ‘프렌치 홀리데이’ 이용 고객에게는 뱅쇼 2잔과 아몬드 파이 갈레뜨 2조각이 무료로 제공된다. 리츠칼튼 서울의 ‘크리스마스 왈츠’ 패키지에도 뱅쇼 2잔이 룸 서비스로 포함돼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미드나잇 라운지 인 샹젤리제’ 패키지 이용 시에는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에서 열리는 ‘와인 부티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파리 샹제리제 거리의 명물인 뱅쇼와 스파클링 와인이 제공된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크리스마스 마켓을 경험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패키지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강남의 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아폴로와 주피터 연회장에서 24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되며,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용품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비스트로 존’에서 뱅쇼와 소시지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신사동의 와인 바 ‘뱅가’에서는 12월부터 2월까지 방문 고객 전원에게 식전주로 뱅쇼를 제공한다. 원래는 스파클링 와인을 제공하던 것을 겨울 시즌에 맞춰 뱅쇼로 교체했다. 추운 날 따뜻한 뱅쇼 한잔을 마주한 손님들은 향긋함과 달콤함에 빠져드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된다. 카페 ‘올룸’과 브런치 레스토랑 ‘오늘’에서도 시즌 한정 메뉴로 뱅쇼를 마련해 다양한 음료를 즐기고자 하는 트렌드 세터들의 미각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신사동의 프렌치 레스토랑 ‘스웰’에서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 뱅쇼 원액을 병으로 판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인기

뱅쇼는 유럽 중에서도 겨울이 매우 추운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원기 회복과 감기 예방을 위해 약으로 마시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다. 특히 축제나 벼룩시장에서 종이 컵에 한 국자씩 부어서 팔면서 겨울 축제의 술로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에서 날씨가 추워지면 모과차나 유자차처럼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되는 차를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것과 같다. 대부분 큰 냄비에 뱅쇼를 만들어 국자로 떠서 친구나 가족과 나눠 마신다. 겨울에 집에 손님들을 초대해 음료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 웰컴 드링크로 좋다. 술자리를 마무리하는 할 때 마지막 음료로 마시는 것도 괜찮다.

 뱅쇼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집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민서 소몰리에는 “뱅쇼는 와인과 함께 다양한 과일을 넣어 만드는 칵테일이기 때문에 굳이 비싸고 좋은 와인을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팩 와인 같은 대용량 제품을 이용해 만들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뱅가 이현정 소몰리에 역시 “마시다 남은 와인이나 저렴한 와인을 사용할 것”을 권하며 “과실 풍미가 풍부하고 탄닌이 과하지 않은 와인을 선택하면 향신료와 과일의 은은한 향이 잘 배어 뱅쇼의 향긋함이 잘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뱅쇼는 우리나라에서 건강차 마시듯이 마시는 음료로, 굳이 음식을 곁들여 먹지는 않지만 디저트와 함께 마셔도 괜찮다. 뱅쇼 자체가 달짝지근한 맛이 있어 달지 않은 디저트나 소시지가 어울린다. 한과와도 궁합이 잘 맞다.

따끈하고 향긋한 ‘레드 뱅쇼’ 만드는 법

30분 정도 오래 은근히 끓일 경우 향신료 및 과일의 향이 잘 배어 향긋한 뱅쇼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5분 정도 짧게 끓여내면 알코올이 많이 남아있어 기본 베이스의 와인 맛이 잘 살아있는 뱅쇼가 완성된다.

준비할 재료 (20잔 기준) 레드와인 1병, 오렌지·레몬 1개, 계피 스틱(9cm) 2개, 정향 10개, 꿀 3~4온스(약 170ml)  

만드는 방법 ① 오렌지와 레몬은 각각 얇게 슬라이스 해준다. ② 잘라 둔 오렌지와 레몬, 계피 스틱, 정향 등을 레드 와인 한 병과 함께 냄비에 붓는다. ③ 꿀을 넣는다. 취향에 따라 양을 조절하면 된다. ④ 재료의 풍미가 살아나도록 은은한 향이 퍼질 때까지 중불에서 잘 저어준다. ⑤ 와인이 거품이 넘친 정도로 끓게 되면 알코올이 완전히 증발하므로 직전에 불을 꺼 주는 것이 좋다. 

뱅쇼 어디서 즐길까

스웰  뱅쇼 원액 레드·화이트(700g) 각 2만5000원 / 신사동 656-7 백곰빌딩 4층/ 02-544-2385

올룸  레드·화이트 뱅쇼 각 6000원(겨울 한정) / 신사동 523-14 / 02-3446-5003

먼데이투선데이  레드 뱅쇼 12000원 / 청담동 93-13 / 02-549-2229

오늘  레드 뱅쇼 1만5000원(겨울 한정) / 청담동 90-19 / 02-517-2030

오시정  레드 뱅쇼 1만원 / 신사점: 신사동 525-11 / 02-512-6508

서래마을점: 반포동 106-8 / 02-599-1124

세븐블레스  레드 뱅쇼 1만원(부가세 포함. 겨울 한정) / 신사동 520-1 2층 / 070-8885-2575

알로 페이퍼 가든  레드 뱅쇼 15000 / 신사동 520-9 / 02-541-6933

카페 퍼블리크 레드  뱅쇼 6500원 / 신사동 532-5 / 02-545-6919

카푸치노 스트립  레드 뱅쇼 8000원 / 역삼동 814-5 / 02-538-8085


자료 제공=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랑카페’ 정민서 소몰리에·‘뱅가’ 이현정 소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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