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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저1고’시대 … 은행금리+ α 찾아 삼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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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저금리, 고령화의 ‘2저1고’ 시대의 금융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고성장·고금리 시대에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웬만한 곳에 투자만 하면 몇 배씩 뻥튀기 하던 시절이 있었다. ‘감각투자’로도 1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인 3%대 이상 수익도 쉽지 않다.

 저금리의 힘든 상황을 살펴보자.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연평균 13.28%(한은 기준)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올해 12월 13일 기준 연 2.75%다. 1억원을 은행에 맡겨봐야 세금(15.4%)을 떼고 나면 월 23만원 정도 받는 꼴이다.

 저성장의 골도 깊다. 한국은행은 3.2%, 산업연구원 3.1%, OECD 3.1%, 한국개발연구원 3.0%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9%로 4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2.7%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고령화 추세는 가파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부터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뒤 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14%)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8년으로 예상된다. 이후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불과 8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 ‘절세’라는 상수를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복지 정책이 강화될 것이다. 복지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한데 정부 재정의 원천은 세금이다. 세율인상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 대세=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세금을 감안하면 2%대에 머무르고 있다. 인플레이션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기대수익률도 낮아졌다. 연 6~8% 정도의 수익률이면 감지덕지다. 펀드를 살펴보면 해외 채권 펀드, 주가지수연계증권(ELS)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상품들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 펀드는 10일 기준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2.7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5.89% 수익률을 보이고 코스피지수는 4% 상승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탁월한 성과다. 해외 주식형 펀드가 10.7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해외 채권형 펀드에는 못 미친다.

 ◆세금 아끼는 재형저축·10년 만기 장기펀드=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 및 비과세 혜택이 올해로 종료될 예정이다. 따라서 ‘장마’가 끝난 뒤 대체 상품을 찾아야 한다. 우선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형저축의 비과세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비과세 재형저축은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 또는 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사업자면 가입이 가능하다. 10년 이상 15년까지 납입할 수 있고 납입한도는 분기별 300만원, 연간 1200만원까지 가능하다. 재형저축은 높은 금리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 재테크를 안정적으로 투자하려는 직장인에게는 적합한 상품이다.

 내년에 신설되는 ‘장기펀드 소득공제’도 눈길을 끈다. 서민과 중산층의 장기 투자를 통한 재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신설된 이 상품은 재형저축과 라이벌 관계다. 가입대상은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 및 소득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다. 비과세 혜택이 없지만, 대신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해준다. 4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장기적립식 펀드로 안정적 측면에서는 재형저축보다 못하다. 매달 50만원씩 넣어 1년에 600만원을 적립하면 소득공제 한도(납입액의 40%,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줄 예정이다. 의무보유기간(5년)을 부여하고, 이 기간 내 중도인출이나 해지 땐 총 납입액의 5%를 추징한다. 5년 이후 중도인출하거나 해지하면 미리받은 소득공제액은 추징하지 않지만, 해당 시점 이후부터 소득공제는 받을 수 없다. 내년 1월 1일부터 2015년 말까지 가입분만 적용된다. 따라서 가입요건에 해당되는 직장인 및 자영업자는 당장 불입하지 않더라도 요건을 충족하는 2015년 이전에 계좌를 개설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정부 계획이 최종 확정된 상태는 아니어서 내년 1월 초부터 당장 상품 가입을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령화 대비상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을 무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연 3%의 인플레율이 25년간 계속된다면 100만원의 가치는 약 48만원이 된다. 원리금이 보장되는 저축상품에 가입했다가는 손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 상품에 일정 부분의 자산을 운용하지 않으면 노후대비가 어렵다. 또 인플레이션 상황을 대비해서 물가 헤지형 상품도 유망하다. 물가 상승에 연동해 이자가 늘어나는 물가 연동 채권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원자재·원유·금·은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 상품 역시 물가 헤지 기능이 있어 일정 부분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수익형 상품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본 차익뿐만 아니라 배당이나 이자 등 꾸준한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으로 고금리 해외 채권, 배당주, 리츠(REITs) 등이 있다. 브라질 국채 같은 경우 월지급식 형태로 고객들에게 매월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어 은퇴자들의 제2의 월급 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브라질 국채는 한국·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환차익에 대해 비과세되기 때문에 절세 상품으로도 활용되고 있 다

박찬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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