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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75.8% … 15년 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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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5.8%. 18대 대선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투표율이 나타났다. 19일 오후 7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총 선거인 4050만7842명 중 3072만291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첫 야당 정권인 김대중 정부를 만든 1997년 15대 대선 때의 80.7% 이후 최고치다.

 이날 투표 마감을 두 시간 남긴 오후 4시에 65.2%로 5년 전 대선의 최종 투표율(63%)을 넘어섰고, 오후 5시엔 2002년 노무현 후보 당선 때의 최종 투표율(70.8%)에 육박하는 70.1%를 기록했다.

 이는 97년 대선 이후 치러진 모든 대선·총선·지방선거의 투표율을 뛰어넘은 것이다.

 87년 민주화로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에서 나타났던 투표율 하락세가 중단되고 처음으로 반등한 선거로도 기록되게 됐다. 대선 투표율은 13대(87년) 89.2%→14대(92년) 81.9%→15대(97년) 80.7%→16대(2002년) 70.8%→17대(2007년) 63.0%로 계속 떨어졌다.

 이번 대선에선 재외국민과 부재자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높았다. 지난 5일부터 6일간 전 세계 164개국 공관에서 실시된 재외국민선거에선 전체 재외선거인 22만2389명 중 15만8235명이 참여해 최종 투표율이 71.2%를 기록했다. 또 지난 13∼14일의 부재자투표도 97만3525명 중 89만8864여 명이 참여해 92.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상(船上)투표 역시 7057명 중 6617명이 참여해 사실상 전원 투표에 가까운 투표율(93.8%)을 올렸다.

 이 같은 ‘투표 열기’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놀랐다. 당초 70% 안팎을 예상했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치가 안정화될수록 투표 참여는 떨어지게 마련인데 전례 없는 투표율 반등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적 투표율을 놓고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진보와 보수가 한 명씩 대표 주자를 내면서 각자의 지지세가 총결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3대 대선에선 당시 야권에서 김영삼·김대중 후보가 동시 출마했고, 14대에선 당시 여권 성향의 정주영 후보가, 15대 대선에선 여당(신한국당) 소속이던 이인제 후보가 탈당해 출마했다. 16대 대선에선 권영길 후보가 나와 현재의 야권표를 잠식했고, 17대 대선에선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는 등 보수 또는 진보가 하나로 결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보수·진보 모두에서 단일 후보가 나오면서 양자 대결이 성사됐다. 그러다 보니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아성인 대구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기반인 광주가 각각 투표율 2위, 1위를 기록했다.

 박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5060 세대도 투표장으로 몰렸고, 전통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여온 2030세대 역시 문 후보 쪽으로 결집하며 대거 투표장에 나서는 ‘쌍끌이’ 현상도 일어났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저출산·고령화로 고령층 유권자의 비중이 늘면서 투표율이 자연스럽게 상승한 데다 젊은 층의 투표율도 높아져 전 연령대에서 투표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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