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과학기술연구소장 최형섭 박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키에 딱 바라진 가슴, 부리부리한 눈, 그리고 몸 전체에서 발산하는 패기, 이것이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초대소장으로 임명된 최형섭 박사의 첫 인상이면서 대할 때마다 받는 인상. 그가 이제까지 책임지고 있던 원자력연구소 안에서는 그를 「연구에 관한 한 호랑이」라고 불리고 있다.
「플라스코」 하나, 「비커」 하나를 잘못 다루다가 그의 호통을 맞은 부하는 얼마든지 있다.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 한눈을 파니까 실험기구를 잘못 다룬다는 것이 그의 호통의 이유다.
○…「연구」에 관한 최 박사의 집념은 곁에서도 귀기를 느낄 정도라고 그의 한 동료는 말하고 있다. 그 귀기찬 집념이 그동안 수다한 세계적인 업적을 내놓게 했는지도 모른다. 「주철내의 흑연구상화」이론과 「지르코늄 화합물의 정련법」 등은 「캐나다」와 일본 금속학계를 놀라게 하여 그의 존재를 크게 인식시킨 대표적 연구성과. 재작년부터 1년 동안 「캐나다」에서 연구했을 때엔 밤잠을 자지 않고 실험을 하느라고 약품에 눈을 상해 자칫하면 실명할 뻔한 일도 있다.
○…연구에 뛰어난 업적을 내놓은 한편 국산자동차회사 부사장, 상공부 광무국장, 두 차례에 걸친 원자력연구소장을 지냈고 「유니크」한 연구분위기로 이름난 한국금속·연료종합연구소의 설립을 위한 산파역(62년도)을 맡아 지금도 책임연구원으로 매일 밤 나가고있다. 그가 1천3백만 불이 투입될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초대소장이 된 것은 지난 7월 내한했던 미국대통령 과학고문 「흐니그」박사의 간곡한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그가 아니면 그 중앙을 맡을 과학자가 없다는 과학기술계의 중망이 실현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연구성과를 올리려면 『과학기술자를 우대해야한다. 그리고 우대 받게되면 과학기술자들은 끊임없는 창의와 밤잠 안자는 노력을 해야 된다』는 그의 평소의 주장이 어떻게 실현되어 나갈 것인지 기대는 크다. 진주출신. 조도전대학 공학부 채광치금과 졸업. 당년 46세. 가정엔 노모와 부인 그리고 4남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